다만 최근 은행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공식 취임에 맞춰 당국에 ‘은행의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 허용’이 포함된 금융 규제 혁신안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건의안이 받아들여지면 과거에 비해 관련 투자가 자유로워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코빗 투자 검토를 지난 4월께 중단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투자 검토를 중단한 것은 사실”이라며 “추후 다시 논의할 수는 있지만, 당장 가까운 시일 내 검토를 재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빗은 지난 2013년 국내 최초로 출범한 가상자산 거래소로, 거래량 기준 국내 4위권 안에 포함된다. 넥슨 지주사인 NXC와 SK스퀘어 등이 각각 48%와 35%의 지분을 보유하며 주요주주로 올라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3월 신사업 확대 차원에서 신한캐피탈이 운용 중인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펀드를 활용해 코빗에 수백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 두 자리 수(20% 미만)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당시 신한지주 관계자는 투자 검토 사실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의사결정이 끝나더라도 (투자액이) 500억 원에는 못 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자를 마치면 신한지주는 코빗의 3대 주주로 오를 전망이었다.
당장은 금융당국이 제도권 금융사의 가상자산 거래소 투자를 탐탁지 않게 보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은행권의 비금융 서비스 진출, 자산관리 서비스 혁신 등을 골자로 하는 정책 건의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공식 취임과 함께 금융당국에 전달할 금융 규제 혁신안에는 ‘은행의 가상자산 서비스 진출 허용’도 포함돼 있다. 공신력 있는 은행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은행법상 은행 업무에 이를 추가해달라는 취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시장이 주춤하고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은 증시 규모를 추월할 만큼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가상자산의 기술적 속성과 운영 메커니즘 등을 기존 제도 및 지식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두려움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호 충돌적 정부 방침이 지속될수록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뒤처질 것”이라며 “당국에서도 시장의 바람직한 성장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