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불안불안' 초3~4 등굣길…추가 등교에 학교는 '군사작전' 방불

전국 학교 초1~2학년 이어 3~4학년 추가 등교
학교 정문부터 교실 입실까지 3단계 발열 체크
학생 간 이동 최소화 위해 1·2교시 묶음 수업도
  • 등록 2020-06-03 오후 1:30:17

    수정 2020-06-03 오후 10:01:37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재훈아 같이 가자! 어, 태인이도 있네!”

3일 오전 8시 30분. 서울 마포구 S초 앞 등굣길. 9시에 시작되는 1교시 수업을 앞두고 학생·학부모들이 학교 앞에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 고1, 중2, 초등3·4학년 178만 명의 등교가 시작됐다. 지난달 20일 고3부터 시작한 전국 유치원·초중고교의 등교수업은 이날로 3단계를 맞았다.

3일 전국 초중고 3차 등교수업을 맞아 서울 마포구 S초등학교에서 교직원들이 3~4학년 등교 지도를 하고 있다.(사진=신중섭 기자)


초등 3·4학년의 개학은 이미 지난달 중순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등교는 이날이 처음이다. 학교 앞은 새 학기를 맞은 듯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문구점에는 첫 등교에 실내화를 사려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여느 신학기 개학 때과 비슷한 풍경이지만 학생들의 옷차림은 달랐다. 코로나19 여파로 6월이 돼서야 등교한 학생들은 대부분 가벼운 티셔츠 차림으로 등교했다.

4학년 딸을 둔 학부모 서미화(46)씨는 “아이가 특이질환이 있고 몸이 편치 않아 학교에 보내지 말아야 하나 고민됐다”며 “불안감은 있지만 학교에 보내달라고 노래를 부르는 아이를 무시할 수도 없고 학교에서도 방역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 같아 등교하게 됐다”고 했다.

또 다른 4학년 학부모는 “일주일에 한 번 등교해도 된다고 하니 아이를 보내긴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으면 바로 보내지 않을 생각”이라며 “학교에서 등교관리를 어떻게 하나 싶어 아이와 같이 나와 봤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생의 경우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정학습을 최장 34일까지 허용했다.

학교 앞에는 혼자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대부분 부모와 동행한 초등 1·2학년의 지난달 등교 때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이 때문에 지나가는 친구를 발견하면 반가움에 삼삼오오 모여 떠들거나 어깨동무를 하는 학생도 많았다.

3일 전국 초중고 3차 등교수업을 맞아 서울 마포구 S초등학교에서 교직원들이 3~4학년 등교 지도를 하고 있다.(사진=신중섭 기자)
북적이는 학교 밖과 달리 학교 안에서는 교직원들이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방역 작전을 펴고 있었다. 생활지도부 교사는 물론 S초 교직원이 대부분 동원됐다. 4학년이 학급당 28명에 달하는 등 학생 수가 적지 않아 방역에 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에는 3·4학년 약 250명이 추가 등교했다.

방진복을 입은 20~30명의 교직원들은 정문부터 학교 건물 로비까지 배치돼 3단계 검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정문에서 체온 검사를 받고 손 소독을 한 뒤에야 교문에 들어설 수 있었다. 한쪽에선 교사들이 태블릿PC를 활용,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접속해 학생들이 등교 전 자가진단을 받고 왔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이후 학교 건물 로비에서는 열화상 카메라가 학생들의 체온을 다시 한번 체크했다.

복도와 교실에서도 긴장감이 이어졌다. 복도에는 교육청에서 학교 일손을 돕기 위해 지원한 방역 도우미가 배치돼 학생 이동을 통제했다. 교실 앞에 도착하면 담임교사는 다시 한 번 체온검사와 손소독을 진행한 뒤에야 학생들을 교실로 들여보냈다.

S초는 아침 9시부터 2개 교시 수업을 묶어 수업을 진행했다. 학생들의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1, 2교시를 묶어 80분간 수업을 진행하고 쉬는 시간을 주는 식이다. 대신 수업 도중 원하는 학생에게만 화장실 이용을 허용했다. 급식 시간 때는 학생들이 엇갈려 앉아 식사하도록 지도했으며 식탁 위엔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한 칸막이가 설치됐다.

S초 관계자는 “모든 교직원이 합심해 등교 준비에 전념했으며 학부모 협조 덕에 등교 전 자가진단도 100% 완료했다”며 “방역 준비에 최선을 다해 앞으로도 등교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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