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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론은 빌려주고, 전세대출은 옥죄기?”

금융당국, 추석 후 가계부채 추가대책
전세대출 ‘손질’ 예고…DSR미포함인데 총량규제
‘패닉바잉’ 말라며 전세대출 막나
정책모기지만 ‘서민’ 앞세워 보호…“정책 모순”
  • 등록 2021-09-16 오후 3:33:35

    수정 2021-09-16 오후 4:49:40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추석 연휴 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추가대책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정부 정책의 통일성·형평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실수요’로 꼽히는 전세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는 재고해야 한단 목소리가 많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전세자금 대출 등 가계부채 실수요자 대출이 늘고 있다”며 “9월 가계대출 동향을 감안해 추가대출 대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의 한 요인으로 전세대출을 콕 찍어 언급, 관리 강화를 시사했지만 가계대출 중 전세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위원회가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기준 가계대출 총 잔액은 1029조5000억원이고 이 중 전세대출은 147조8000억원(14.4%)이다. 일반 주택담보대출(256조5000억원), 주담대 집단대출(189조원), 신용대출(189조5000억원) 등보다 비중이 작다.

더구나 전세대출의 경우 금융당국의 차주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속하지 않지만 당국이 은행권에 요구한 총량관리 대상엔 포함돼 모순을 빚고 있다. 규제지역에서 6억원 넘는 주택을 담보로 한 일반주담대, 집단대출은 DSR 산정 때 계산하는 것과 다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대출은 전세계약 종료와 함께 돌려받는 돈이어서 DSR 규제에도 속하지 않는데, 이걸 총량규제에 넣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했다.

무엇보다 전세대출이 늘어난 데엔 전셋값 상승이 자리하고 있고,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가 전셋값 상승을 낳았다는 비판이 상당하다. 작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2+2년)과 전월세 상한제(5%룰) 시행 후 전셋값이 치솟았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 세입자들이 더 많은 대출을 내면서 전세대출 총액이 늘어났다. ‘패닝바잉’(공황구매) 자제를 권고하는 정부 기조를 따르려면 전세살이할 수밖에 없는데도 전세대출을 옥죄는 건 정책 엇박자로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전세대출과 마찬가지로 ‘서민대출’로 꼽히는 정부의 정책모기지는 축소 내지 규제 움직임이 없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집값 6억원·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서민에 빌려주는 주담대인 보금자리론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급량이 상당하다. 올 상반기 공급액에만 13조5000억원으로, 작년(26조5500억원)과 유사한 흐름이다.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적격대출을 합한 정책모기지의 총 잔액은 6월 기준 159조원이다. 전세대출보다 10조원 이상 규모가 크다. 전세대출자 일부는 필요자금보다 더 많이 빌려서 여윳돈을 만들어 주식 등 투자자금으로 돌린다는 게 금융당국의 의심인데, 정책모기지도 똑같이 투자금 마련에 이용될 수 있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보금자리론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공급하면서 시중 은행의 주담대, 전세대출까지 조이는 건 말이 안된다”며 “부채 총량 줄이는 데에만 골몰하다간 부동산민심만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윤재옥 정무위원장은 “이 정부에서 전셋값이 엄청나게 올랐고 그만큼 가격 상승에 따른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며 “이러한 점과 실수요자임을 감안해 전세대출 규제는 가계부채 대책의 예외로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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