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담보대출한 OK캐피탈, 메쉬코리아 지분 매각 추진

1차 상환일 열흘 앞…"대환대출도 어렵다" 판단
OK캐피탈 직접 동종업계와 금투업계 문 두드려
투자자들 회의론 짙어, 새 주인 찾기 난항 예상
  • 등록 2022-08-05 오후 7:42:20

    수정 2022-08-05 오후 7:42:20

[이데일리 김예린 김연지 기자] OK금융그룹의 자회사 OK캐피탈이 담보로 쥔 메쉬코리아 지분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메쉬코리아가 창업자 지분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360억원) 상환일은 다가오는데 메쉬코리아의 상환 여력이 없는 만큼 직접 대출금을 회수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자본시장과 업계 사이에서 회의론이 짙은 만큼, 새 주인 찾기가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메쉬코리아 이륜차 사업 서비스 사진. 사진=메쉬코리아 누리집 갈무리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OK캐피탈은 메쉬코리아 지분 매각을 위해 금융투자업계와 동종업계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메쉬코리아에 빌려준 대출금을 돌려받아야 하는데, 메쉬코리아의 상환 가능성이 희박해진 만큼 담보 지분을 직접 팔아 회수하겠다는 상황이다. 앞서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14,82%)와 김형설 사내이사(6.18%)는 지난 2월 OK캐피탈로부터 보유 지분 전량인 21%를 담보로 360억원을 대출한 바 있다. 최근 투자 검토 당시 메쉬코리아의 기업가치는 5000억원가량이었던 만큼, 담보권으로 묶인 지분의 가치는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1조원 기업가치 고수한 게 패착”

OK캐피탈의 지분 매각 배경에는 지속되는 메쉬코리아의 유동성 위기가 꼽힌다. 메쉬코리아는 작년 말부터 기업가치 1조원을 목표로 투자유치를 추진했지만, 애초 논의했던 국내외 일부 VC,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 투자자들은 등을 돌린 상태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했던 KB증권만 해도 협상을 중단하고 1차 상환일(8월 15일)까지 관망하는 상태다. 수익성과 시장점유율은 떨어지는데 이륜·사륜과 부릉 TMS(첨단 운송관리솔루션) 등 물류사업에 투입해야 할 비용은 여전히 많은 탓에 투자하더라도 ‘성공적인 회수’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밸류에이션 간극도 컸다. 메쉬코리아의 사업 실적이나 배달대행업계 현황, 증시 상황 등이 부정적임에도 메쉬코리아가 1조원의 몸값을 고수하며 눈높이를 낮추지 않은 게 패착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OK금융그룹 내부 상황도 한 몫 했다.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은 한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브릿지론 등 부동산금융 규모를 크게 늘렸으나,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기준 금리 인상 등으로 부실 우려가 커지자 신규 영업을 금지하고 회수 모드에 돌입한 상태다. 메쉬코리아에 11월 만기 이후 대출 연장을 거부한 주요 이유다.

1차 상환일이 지나면 OK캐피탈은 지분 매각 권한을 쥐게 된다. 대출 조건에 따르면 최종 만기일은 11월이지만 1차 상환일은 8월로, 이때 OK캐피탈 측에서 메쉬코리아의 실적이나 투자유치 상황, 상환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조기상환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다. 물론 11월 만기까지 유예해줄 수는 있으나, 메쉬코리아가 내야 하는 이자율이 기존 6%에서 9% 수준으로 뛴다. 주관사 수수료 등을 포함하면 총 15%에 달하는 고금리이기 때문에 메쉬코리아 입장에서는 차라리 증권사로부터 대환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부담이 덜한 상황이다. 대환에 성공하거나 상환 유예 요청을 통한 시간 끌기, 창업자 지분 매각 중 하나의 카드를 내밀어야 하는 셈이다.

메쉬코리아의 TMS 사업 서비스 사진. 사진=메쉬코리아 누리집 갈무리
누구도 안 사가는 지분, 메쉬코리아 생존 위기

문제는 메쉬코리아를 향한 자본시장 시선이 싸늘하다는 점이다. 바로고와 생각대로, 만나코퍼레이션 등 동종업계 역시 지분 매입 의사가 없는 상황이다. 일부 기업이 인수를 검토하긴 했으나, 결국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메쉬코리아의 재무상황이 열악한 데다 물류센터까지 확장 중인 사업구조 상 자금이 많이 소요된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선뜻 인수하겠다고 손들지 못하는 상황이다.

동종업계 기업들의 경우 인수할 여력도 당장은 충분치 않다. 저마다 자사의 현금흐름 관리에 힘주면서 암암리에 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부채 상환 여력이 없는 메쉬코리아를 인수해 굳이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는 없지 않겠느냐는 게 업계 중론이다. 물론 동종업계 인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지만, 회의론이 짙어지는 만큼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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