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 팽배한 글로벌 가전업계, 팔고 바꾸고 '새판짜기'

1위 내준 美 월풀, 유럽·중동 사업 재편
유럽 4위 아르첼릭, 유럽서 새 기회 노려
삼성, 가전 개발조직 세분화…"1등 목표"
여유로운 '1위' LG, 전장서 미래 찾는다
  • 등록 2023-01-26 오후 2:40:56

    수정 2023-01-26 오후 2:43:12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전 세계적인 수요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글로벌 가전업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글로벌 1위를 뺏긴 미국 월풀은 과감히 사업을 재편하며 수익 확보에 나섰고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와 1위를 수성하려는 LG전자도 혁신을 통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가전 업계가 수익성을 중심에 두고 새 판 짜기에 나섰다. LG전자와 글로벌 가전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는 미국 월풀은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최근 월풀은 튀르키예 가전 브랜드 아르첼릭과 협력해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가전제품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했다. 신규 법인에서는 아르첼릭 유럽 사업본부 등에서 세탁기 등 주요 제품과 소형 가전 제조를 맡을 전망이다. 연간 매출 전망치는 60억유로(약 8조723억원)에 달하며 직원 수도 유럽 전역에서 2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율은 아르첼릭 75%, 월풀 25%로 각각 구성됐다. 사실상 유럽 시장에서 벌이는 가전 사업을 접는 셈이다.

생활가전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존재감이 약했던 월풀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결단을 내렸단 평가가 나온다.

또 월풀은 아르첼릭에 중동·아프리카 지역 사업을 매각키로 했다. 매각 금액은 현금 2000만유로(약 270억원)로 점쳐진다.

유럽 지역의 4위 사업자이던 아르첼릭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생산 비용에서 우위를 점한 상태이던 아르첼릭이 새로운 거래선까지 확보하면서 유럽 가전 시장의 변화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미시건주에 위치한 월풀 글로벌 본사. (사진=Whirlpool)
월풀은 수익성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 처음으로 LG전자에 글로벌 생활가전 매출 1위를 내줬다. 지난해 3분기에도 순매출 48억달러(약 5조9328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8% 뒷걸음질쳤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실적 하향의 주원인이었고 이로 인한 재고 문제 역시 심각했다. 당시 월풀은 “인플레이션이 3분기에 정점을 찍었고 4분기에도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이같은 흐름에 월풀은 발 빠르게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월풀은 지난해 실적 둔화가 눈에 띄던 유럽과 중동·아프리카 지역 사업을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업 개편을 통해 고성장·고마진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겠단 구상이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도 변화를 통해 글로벌 가전 시장의 선두 잡기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항상 목표는 1등”이라며 “생활가전 사업을 DX부문의 성장동력이 되도록 키워가겠다”고 언급하며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을 기존 2개 팀에서 △냉장고 △조리기기 △식기세척기 △의류케어 △청소기 개발그룹 등 5개 팀으로 늘리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개발팀 산하의 소프트웨어개발그룹 역시 이같은 다섯 개 제품군에 따라 나뉘었다. 영상디스플레이(VD)와 모바일경험(MX)사업부 임원 6명도 생활가전사업부 개발팀으로 자리를 옮겨 혁신 제품 개발에 몰두키로 했다.

LG 씽큐 사용자는 LG전자가 아닌 타사 제품을 앱에 등록해 제어할 수 있고, 타사 스마트홈 플랫폼 사용자는 무드업 냉장고를 앱에 등록해 냉장고 온도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LG전자)
글로벌 가전 1위인 LG전자(066570)는 새로운 성장 동력 육성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자동차 전장(전기장치) 사업이 새로운 실적 ‘효자’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업계 안팎에서는 LG전자 전장 사업이 지난해 흑자 전환한 데 이어 높은 연간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력 사업이던 가전(H&A) 사업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역시 지난해 상반기 기고효과로 역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TV는 잘 하고 있지만 가전에서는 이렇다 할 혁신 제품이 나오지 않는 듯하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침체한 가전 사업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군 보강 등에 나설 예정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 산업 전체가 어려워졌지만 업계 평균 대비 LG전자가 선방해 왔다”며 “프리미엄 제품 보강 등 잘하는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1위를 수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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