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하는 DDR4 8기가비트(Gb) D램 제품의 고정 거래 가격은 이날 기준 평균 3.1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 대비 5.44% 추락한 수준이다. 지난달 최근 5개월간 이어졌던 상승 흐름이 멈춘 데 이어 12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것이다.
2018년 말부터 추락해온 전 세계 D램 가격은 올 들어 5개월 연속 상승세로 반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속 일부 정보기술(IT) 수요 확대에 따라 중국 IT 업계 공장 가동률이 회복되며 D램 소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 말에는 가격이 전달 대비 11.9%나 뛰면서 가파른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다소 주춤했던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이 최근 재확산되는 등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일부 업체의 데이터센터 재고 증가와 D램 주문 취소 등이 이어지며 현물가격이 먼저 하락하기 시작했다. DDR4 8Gb 현물 가격은 지난 4월 7일 3.60달러였지만 지난달에는 2.85달러까지 추락했다. 결국 이같은 흐름은 고정 거래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며 가격 급락이 시작됐다.
낸드도 최근 3개월 연속 보합 행진을 마감하고 17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USB 드라이브 등에 사용하는 낸드플래시 128Gb MLC(멀티 레벨 셀) 제품 거래 가격은 이날 기준 4.39달러로 급락했다. 2018년부터 내림세를 탄 낸드 가격은 지난해 7월부터 상승 반전했으나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가격이 추가 상승하는 데 실패한 데 이어 이달 들어 하락하며 무너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락 반전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들 업체는 상반기 반도체를 앞세워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하반기 메모리 가격이 지속 하락할 경우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반도체 사업 호조로 실적을 선방한 상황”이라며 “다만 하반기 메모리 가격이 떨어질 경우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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