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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 공짜로 줘야하나…위기의 공유킥보드 대응책은?

신규 사업자 ‘뉴런’, 처음 출시부터 공용헬멧 탑재
기존 주요 사업자 중에선 ‘지쿠터’만 공용헬멧 계획
나머지는 안전 캠페인 및 판매 제품 제작으로 대응
전문가 "제한속도 낮추고 헬멧 의무화 조항 삭제해야"
  • 등록 2021-05-12 오후 3:17:50

    수정 2021-05-12 오후 9:25:25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전동킥보드 이용 시 헬멧 착용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13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공유킥보드 업계가 큰 고심에 빠졌다. 공용헬멧을 탑재하자니 분실 및 파손, 위생 관리 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손 놓고 있으면 이용자가 빠질까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13일부터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따라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은 반드시 원동기(125cc 이하 오토바이) 이상의 면허를 보유해야 하고, 안전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무면허 운전 시 적발되면 범칙금 10만원, 헬멧 미착용 시에는 2만원이 부과된다. 이밖에 동승자 탑승과 음주운전 적발 시에도 각각 4만원, 1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공용헬멧 도입 두고 갑론을박 치열

공유킥보드 업계 대응은 천차만별이다. 면허의 경우에는 이미 모든 업체가 앱 내 등록을 의무화해놓았기 때문에 별도 대응이 필요 없지만, 문제는 헬멧이다. 업체별로 공용헬멧을 탑재하겠다는 곳부터 일부 충성고객에게만 무료 지급을 하겠다는 곳까지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이다.

공유킥보드 시장 1위 ‘지쿠터’는 운영 중인 총 2만여대 공유킥보드 중 서울 강남역과 주요 거점에 공용헬멧을 일부 선제공한 이후 점차 전체 킥보드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별도의 잠금장치 없이 킥보드 손잡이나 봉에 걸어두는 식으로 공용헬멧을 제공할 계획이어서, 분실 및 파손에 대한 우려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쿠터를 운영하는 지바이크 관계자는 “과거에도 몇 차례 공용헬멧을 제공한 적이 있었으나, 시행 몇 주 만에 절반이 사라지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일단 법 시행 시기에 맞춰 공용헬멧을 탑재한 뒤 차차 별도의 잠금장치나 센서를 부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공유킥보드 업체 뉴런모빌리티는 지난 3월 국내에 후발주자로 첫발을 디딜 때부터 공유킥보드에 공용헬멧을 부착했다.

기존에 주 사업 국가였던 호주의 경우 전동킥보드 이용자의 헬멧 착용이 필수적이고, 일부 도시에 따라 공유킥보드 운영업체에도 헬멧 제공 의무가 부여됐던 것이 해당 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던 배경으로 작용했다. 뉴런은 앱 제어식 헬멧 잠금장치를 장착해 분실을 막고 있다.

뉴런 관계자는 “저희가 최근에 안실련과 함께 시행한 실태조사에서도 법이 시행되면 헬멧을 착용하겠다는 응답자가 88.5%에 달할 정도로 한국도 퍼스널모빌리티(PM)에 대한 안전 의식이 널리 퍼진 상태”라며 “서비스 개시 두 달 동안 보유 공유킥보드 1500여대 중 분실 및 파손률은 0.16%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시장 2~5위 업체인 ‘킥고잉’ ‘씽씽’ ‘빔’ ‘라임’ 등은 공용헬멧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중 킥고잉은 소비자가 갖고 싶을 만한 매력적인 디자인의 헬멧 제품을 준비한다는 계획이고, 라임은 이용시간이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헬멧 지급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용헬멧 도입에 대한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며 “실효성에 대해 업계 전반적으로 의문이 큰 상태다. 24시간 365일 외부에 노출되는 공용헬멧은 특히 위생 문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시대에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용헬멧 도입을 반대하는 공유킥보드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실패 사례가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다. 서울시는 과거 2018년 여의도에 위치한 따릉이 대여소 30곳에 한 달간 1500대를 배치했지만 3%에 불과한 낮은 이용률과 잦은 분실 및 파손 이슈로 인해 무료대여사업을 바로 접은 바 있다.

사진=뉴런모빌리티 제공


“차도로만 달리라는 건 죽으라는 소리”

이번 법 개정안을 두고 전문가 회의에 참가해 여러차례 반대 의견을 제시한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김필수 교수는 “작년과 올해 두 차례 법이 개정되면서도 2~3년 전과 비교해서 달라진 게 없다”며 “PM은 전동킥보드뿐 아니라 전동휠 등 종류가 다양하다. PM 총괄 관리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가 말하는 PM 총괄 관리법은 제한속도를 20km 미만으로 낮추고 헬멧 착용 의무를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속도를 낮춰 이용도로 역시 차도뿐 아니라 보도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교수는 “전동킥보드로 차도로만 달리라는 것은 죽으라는 소리”라며 “죽기 싫으니까 보도로 올라오는 것이다. 속도를 현행법에서 5km만 낮춰도 부상 위험을 급격히 낮출 수 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제한속도를 두고 과속 단속을 철저하게 하지 헬멧을 쓰게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릉시 사태에서 이미 봤듯이 위생 문제도 심각하고 누가 공용헬멧을 쓰고 싶어하겠나”라며 “탁상행정이 아닌 합리적으로 국민과 업계를 모두 설득할 수 있는 타당한 법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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