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최애(最愛) 채권은 2019년에 발행된 20년 만기 국고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면금리가 낮아 이자수익은 크지 않지만 채권값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을 노린 자산가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20일 본드웹에 따르면 올 들어 19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장외시장에서 채권을 2조84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 장내 채권거래소에서 189억1100만원 순매수한 것까지 포함하면 2조1000억원어치를 담은 것이다.
같은 기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9726억원 순매도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8067원어치 순매수해 총 3조1659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투자 바스켓에 주식은 비우고 채권을 채워넣은 것이다.
표면금리는 1.125%로 이자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많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이 노리는 것은 이자가 아니라 자본차익이다. 금리가 더 떨어지면 국채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매도해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실제 저쿠폰 채권이 인기를 끌었던 지난해에는 가격 기준으로 10월 말 6000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민평 3사의 평균 수익률은 4.57%였다. 올 들어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19-6의 유통 수익률도 3.255%까지 떨어졌다. 가격은 7310원으로 올랐다. 10월 말 국고 19-6을 매수했다면 단순 평가 수익률은 22%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저쿠폰 채권은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자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세 15.4%를 과세하지만 자본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떼지 않는다. 거액을 투자하는 자산가라면 금리 6~7%인 회사채에 투자했다가는 연이자소득 2000만원을 넘겨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될 수 있다.
19-6 외에도 3년 만기로 표면금리 0.875%인 국고 20-8, 5년 만기에 표면금리 1.125%인 국고 20-6, 10년 만기에 표면금리 1.375%인 국고 20-4 등이 개인 채권 매수 상위 6위 안에 포진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단기간에 빠르게 낮아지면서 금리 레벨 부담이 있지만 크레딧 대비 국채의 상대적 강세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한국은행이 1.7%의 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인 국채의 상대적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