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연관성이냐? 균형발전이냐?…경기남·북부 ′이건희 컬렉션′ 유치전 치열

수원·용인 등 삼성 관련성 내세워 당위성 강조
최근 경기도 ′미군공여지′에 전용관 건립 건의
경기북부 미군공여지 산재 의정부 등 ′대환영′
  • 등록 2021-05-17 오후 3:18:58

    수정 2021-05-17 오후 9:57:50

[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했던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미술품을 두고 경기도 내 지자체들 간 치열한 유치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수원시와 용인시, 오산시 등 경기남부권 지자체들이 일찌감치 독자적인 유치 행보에 나선 상황에서 최근 경기도가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이재명 지사의 도정 철학의 일환으로 미군공여지에 따로 미술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건의하면서 경기북부지역 지자체들까지 유치전에 뛰어들 조짐이다.

1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개인 소장했던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총 1만1000여건(2만3000여점)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시대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비롯,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最古)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이 포함된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보유하다 유가족들이 사회에 환원하기로 한 미술품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삼성그룹의 고 이 회장 유족들이 미술품 등 사회환원 계획을 밝힌데 이어 이번달 초 청와대까지 나서 전용 미술관 건립 검토를 지시하면서 삼성그룹 관계사들의 사업장을 다수 보유한 수원시와 용인시를 비롯한 평택·오산시 등이 전용 미술관 유치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소재하고 이건희 회장의 선영도 있는 수원시는 삼성그룹과의 연고성을 강조하면서 전용 미술관 입지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용인시는 이건희 회장의 부친이자 삼성의 창업자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소장품이 있는 호암미술관이 소재해 연관성을 강조하면서 유치에 나섰고 평택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반도체 공장을, 오산시는 조속한 미술관 건립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건희 컬렉션은 가치가 높고 치열한 문화의식을 알 수 있는 문화재인 만큼 국가가 미술관을 짓는다면 어느 장소가 그분 유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곳인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전용 미술관의 수원 입지를 애둘러 강조했다.

이렇게 경기남부권 지자체들이 발빠르게 삼성과의 연관성 등을 내세워 발빠르게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에서 경기도가 최근 미군공여지 내에 전용미술관 건립 필요성을 공식 건의하면서 ‘이건희 컬렉션’ 유치전이 경기북부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는 최근 중첩규제로 어려움을 겪어 온 북부 주민을 위해 미군 반환공여지에 국가문화시설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긴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 유치 건의문’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

건의문에는 주한미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반환 면적 4833만㎡ 중 개발 활용 면적 1262만㎡인 20곳의 미군 반환공여지가 의정부·파주·동두천 등 3개 지역에 소재한 만큼 이곳을 활용해 국가문화시설을 조성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미군반환공여지에 대한 국가 주도 개발’을 국정과제로 삼고있다는 점은 물론 경기북부지역이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국토 균형 발전에서 소외되고 역차별 받아 국립문화시설이 하나도 없어 ‘특별한 희생에 대한 국가 차원의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강조했다.

경기북부지역 지자체들은 남부권과는 달리 삼성과의 연관성이 없다보니 ‘이건희 컬렉션’에 대한 유치전에 뛰어들 만한 명분 조차 없었던 상황에서 경기도가 먼저 나서서 힘을 실어주자 환영의 입장을 밝히는 동시에 본격적인 유치 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의정부시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반환 미군기지인 호원동 캠프 잭슨 9만2000㎡에 문화예술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에 전용미술관 건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파주시와 동두천시 역시 아직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지 않은 미군공여지 부지에 전용미술관 건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캠프잭슨 부지에 문화예술공원은 물론 국립문화시설까지 들어서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정부 방침을 지켜본뒤 본격적인 유치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국가 주도로 주한미군 공여구역에 이건희 컬렉션 전용관을 설치할 경우 다른 시·도가 민간 자본으로 부지를 확보하는 것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