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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의 퇴직금도 50억원에 못 미치는 사례도 많다. 이서현 삼성물산 고문은 2018년 패션부문장에서 물러나면서 퇴직금으로 31억2300만원을 받았다. 조창걸 한샘그룹 명예회장은 1973년 회사를 창업하고 지난해 물러난 데 대한 대가로 퇴직금 32억 8600만원을 수령했다. 조현민 한진 사장이 2018년 4월 각종 논란으로 임원에서 물러나면서 받은 퇴직금은 13억원이 안 된다. 대한항공(전무) 6억6120만원, 진에어(부사장) 5억8100만원이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이 2021년 9월 사임하고 받은 퇴직금은 44억600만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일반 직장인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통상 퇴직금은 퇴직 직전 3개월 치 급여의 평균에 근속 연수를 곱해서 산출한다.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이 회사 연간 평균 급여는 5100만원(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월급으로 치면 425만원이다. 가장 평균적인 삼성전자 직원이 지난달까지 회사에 50년 동안 재직(1973년 1월~2023년 1월)한다고 가정하면, 퇴직 시 퇴직급여는 2억80만원에 불과하다. 50년을 일하는 것 자체도 불가능하지만, 불가능을 전제로 계산하더라도 퇴직금 50억원은 직원 25명 치를 더해야 나오는 액수다.
급여가 직원보다 넉넉한 임원이라고 해서 가능한 일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를 사례로 들면, 이 회사 임원의 평균 급여(3억1900만원)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2658만원이다. 삼성전자에서 임원으로만 50년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퇴직금은 13억96만원이다. 임원 퇴직급여 4명 치(약 52억원)를 합해야 곽 전 의원 아들 A씨의 퇴직금에 맞먹는다.
물론 상여금과 각종 수당은 생략하고, 성과에 따른 추가 보상도 제외한 단순 계산이다. 그럼에도 샐러리맨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데에 이견은 없다. 게다가 A씨가 화천대유에 재직할 당시 직급이 ‘대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직급 대비 퇴직금 규모는 역대 최다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