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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국산화 2년…주성엔지·코오롱인더 등 수십억 매출 일궜다

산업부, `K-소부장 새로운 역사를 쓰다` 백서 발간
소부장社 1분기 매출액 +20.1%…전체 상장사 2배
소부장 100대 핵심품목 대일 의존도 33.5→24.9%로
  • 등록 2021-09-06 오후 4:39:21

    수정 2021-09-06 오후 9:22:35

[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일본의 갑작스러운 수출 규제는 국내 기업에게 결과적으로 득(得)이 됐다.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를 만들었지만 찾아주는 이가 없었던 기업, 기술 부족과 수요처 불확실로 개발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기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실제 센서텍은 소부장 분야에서 86억원, 주성엔지니어링은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6일 소부장 정책 2년을 맞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백서인 `K-소부장 새로운 역사를 쓰다`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돼 있는 국내 소부장 기업의 전년동기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올해 1분기 20.1%로, 같은 기간 전체 상장기업 평균 증가율인 12.7%를 상회했다.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이데일리DB)


지난 2019년 7월 4일 일본 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의 생산에 필수인 고순도 불화수소,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 불화폴라이미드 등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우리나라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품목이 3개에 그쳤지만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소재인 데다 국내 수입 대부분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었던 터라 허를 찔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3대 품목은 국내 생산을 확대함과 동시에 대체 소재를 채택하고 신규 공급처를 확보하며 공급 안정화를 이뤘다.

수요기업 “이렇게 만들어 주세요”…R&D 참여해 성공률 높여

이처럼 국내 소부장 기업의 실적이 개선된 것은 정부의 소부장 연구개발(R&D) 과제 사업 덕이 컸다. 반도체 핵심소재 개발은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개발도 오래 걸린다. 제품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수요기업이 사용하지 않으면 소용 없다. 기업이 선뜻 상업화 개발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다. 그래서 정부는 R&D 방식을 바꿨다.

산업부 소재부품장비총괄과 관계자는 “기존에는 소부장을 개발하는 기업에 R&D 자금이 가는 구조였으나 이번에 수요와 공급기업을 R&D에 함께 참여하게 해 수요기업이 원하는 장비를 만들게 했다”며 “고질적인 문제가 국내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는데 처음부터 수요와 공급기업이 짝을 이뤄서 필요한 것을 개발하다 보니 매출이 생각보다 잘 나왔다”고 말했다.

실제 R&D에 참여한 기업들은 매출 측면에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올해 5월 기준 센서텍은 압전결정소자와 초음파트렌스듀서로 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은 화학증착식(CVD) 장비로 50억원을, 한솔케미칼(014680)은 반도체 박막 형성 공정에 활용되는 TDMAS로 34억4000억원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7억1000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로 인해 소부장 100대 핵심 품목의 일본에 대한 수입 의존도는 2017년 33.5%에서 2019년 31.4%, 2020년 28.1%, 올해 5월 24.9%까지 떨어졌다. 전체 소부장 산업의 일본 수입 의존도도 같은 기간 15.9%로 2001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일본뿐 아니라 소부장 수입 상위 1위 국가인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29.8%에서 26.7%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부장은 국산화에 성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로도 뻗어 나가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무역수지를 보면 소부장 기업은 368억달러의 흑자를 냈다. 전체 산업 무역흑자(137억달러)의 2.7배 더 많은 수준이다.

“역량 확대 위해 중소·중견기업 장기 지원해야”

첨단 소부장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민관은 숨 가쁘게 움직였다. SK머티리얼즈는 기술과 경험 자산 없는 상황에서 1년 만에 초순도 불화수소 가스 개발에 성공해 지난해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초순도 불화수소 가스는 일본 의존도가 높아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 개발 수요가 낮은 품목이었다.

이재호 SK머티리얼즈 기반기술실장은 “시설 변경 및 환경 인허가 특별 지원 덕분에 설비 구축 기간을 4개월 단축했다”며 “또 국산화를 이루겠다는 신념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장애 요인을 하나씩 해소하는 등 필사의 각오로 조직 전체가 발 벗고 나섰다”고 돌아봤다.

(사진=AFP)


종합정밀화학소재 기업 천보는 일본 수출 규제 속 주목받은 기업 중 하나다. 천보의 주력 제품은 이차전지 전해액 첨가제는 전기차의 핵심이자 국내 기술 확보가 가장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이상율 천보 대표는 “본격적인 소부장 육성 정책으로 예상보다 30~40% 넘게 기술 성장을 거뒀다”라며 “삼성SDI(006400)·SK이노베이션(096770) 등 수요기업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시제품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반도체 표면에 아주 작은 회로와 부품, 배선 패턴 등을 넣는 데 쓰이는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제조하는 동진쎄미켐은 일본 수출 규제가 전화위복이 됐다. 이부섭 동진쎄미켐 회장은 “포토레지스트는 90% 이상 수입에 의존해 국내 기업이 생산한 반도체 소재 성능을 확인할 기회가 부족했다”며 “수출 규제 후 지금까지 개발한 각종 소재의 샘플 평가를 받아 이를 토대로 품질 개선 방향을 설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성과에도 업계에서는 중소·중견 기업이 계속해서 기술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장기적인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는 “중소·중견기업은 이런 기술 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출연연구소나 협회를 통한 지속적인 기술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며 “각 분야의 오랜 기술 축적이 수반해야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지원 필요성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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