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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시간 근무, 최저임금도 못 받아" 정부, 부랴부랴 개선 착수

해수부 9일 외국인선원 관리체계 개편 발표
"외국인선원 인권보호 미진…심심한 사과"
"주거·식수 기준, 올해 만들어 내년 초 시행"
  • 등록 2020-06-09 오후 2:30:50

    수정 2020-06-09 오후 2:30:50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맞으면서 하루에 18시간 넘게 일하고도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다. 탈출하고 싶어도 여권을 뺏긴 탓에 참고 일할 수밖에 없다. 한국 원양어선에서 일하는 외국인선원이 처한 상황이다. 지난 2018년 말 기준으로 원양어선원 4명 중 3명(73.3%)은 외국인이다.

지난 8일 선원이주노동자 인권네트워크 등이 발표한 외국인 선원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원양어선을 탔던 외국인선원 54명 가운데 57%가 하루 18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이들의 임금은 같은 일을 하는 한국인선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외국인선원의 식사 모습.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제공
해수부 “원양어선 임금 낮은 수준…지속 개선”

이러한 노동실태가 알려지자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9일 임금체계 개선 등을 담은 외국인선원 관리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김준석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외국인선원의 인권보호에 다소 미진한 점이 있었음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노사정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외국인선원 임금체계 개선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정부는 한국인선원 최저임금은 정하고 있지만 외국인선원 최저임금은 한국인 어선원 노조인 전국원양산업노조와 원양산업협회가 합의해 정한다.

김 국장은 “근해어선은 육상에서 적용하는 최저임금의 95% 수준에 숙식비용을 별도로 제공해 이미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면서도 “원양어선은 국내에 체류하지 않아서 기본적인 최저임금 고려요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수부는 현재 원양어선 외국인선원의 임금이 낮은 수준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노조, 업계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제노동기구(ILO)의 어선원 노동협약(C188)의 국내 비준을 검토한다. 협약이 비준되면 하루 10시간의 휴식시간 보장, 건강검진 의무화 등을 따라야 한다. 김 국장은 “주거나 식수 기준을 연말까지 만들어 내년 초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며 “조업실태를 검토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간에 맡겨둔 관리, 정부 중심으로 전환

해수부는 민간에 맡겨뒀던 외국인선원 관리를 정부와 공공기관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노동자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관리하는 것처럼 외국인선원에 대해서도 채용 단계부터 비리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외국인선원이 취업 과정에서 업체에 내는 과도한 송출 수수료다. 해수부는 전체 외국인선원의 35% 정도가 인도네시아 출신인 점을 고려해 올해 중으로 인도네시아와 선원교류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현지 관리감독을 요청하는 등 문제를 개선할 예정이다.

수협을 중심으로 관리·감독도 강화한다. 외국인선원 인권침해가 발생하면 해당 업체의 외국인선원 배정 쿼터를 제한하는 등 페널티를 주고, 인권침해 행위로 실형이 확정되면 해기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선박직원법을 개정한다.

김 국장은 “현재 수협 인력으로는 부족함이 있어 MOU를 체결해 현지와 연계한 체제를 만들려고 한다”며 “꾸준히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의 의견도 반영해 보완이 필요하면 추가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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