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승부사' 김승연 회장, 대우조선 13년 만에 다시 품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앞에 포기
13년 만에 다시 인수합병 나서
김승연 '승부사' 기질에 강석훈 '빠른 매각' 의지 통해
수주랠리지만 대규모 적자에 노조 리스크 '숙제'
  • 등록 2022-09-26 오후 3:36:33

    수정 2022-09-26 오후 4:25:48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김승연 회장의 M&A 승부사 기질이 또 한 번의 ‘빅딜’을 만들어냈다.

한화그룹이 지난 2008년 인수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 이듬해 눈앞에서 포기해야 했던 대우조선해양을 13년 만에 다시 품에 안았다. 그룹 내 방산 사업을 통합해 글로벌 방산 그룹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이 같은 목표를 완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26일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 48.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이번 계약 역시 앞서 현대중공업과 매각 계약과 마찬가지로 인수의향자를 미리 확보한 후 공개입찰을 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추진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합병(M&A)이 김 회장의 승부사 기질과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한 의지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은 그간 통찰력과 뚝심으로 M&A를 추진, 업계를 놀라게 한 사례를 만들어 온 것으로 유명하다. 제2차 석유파동의 불황 속에서 한양화학(현 한화케미칼)을 인수해 석유화학을 수출 효자산업으로 키워냈고 IMF 금융위기 직후인 2002년에는 적자를 지속하던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해 직접 대표 경영에 나서 6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2012년 파산했던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글로벌 No.1 태양광 기업을 만들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한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수주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10년 불황에 따른 대규모 적자와 하청지회의 파업을 중심으로 한 노조 리스크 등 위기를 동시에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선뜻 인수에 나설 기업이 없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경영 철학이 이 같은 대우조선해양의 위기를 극복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신용과 의리’라는 경영 철학을 앞세워 그간 수많은 M&A 속에서도 별다른 불협화음 없이 피인수사 직원들을 품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또한 한화그룹이 방산과 우주, 에너지 등을 기반으로 쌓아온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에 나서며 차세대 선박 기술 등에 대한 연구개발(R&D)도 고도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한화와 산은의 매각 결정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은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매각에 대한 방향성이 뚜렷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두고 그간 ‘빠른 매각’을 강조해왔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산은이 보유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산은이 대우조선을 보유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기업가치가 떨어진다는 주장도 했다.

이 때문에 강 회장은 조건 등이 다소 어긋나도 빠르게 M&A를 추진해 대우조선해양을 민간에 넘기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혀왔고, ‘분리 매각’ 등의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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