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품고 톱3 건설사된 중흥그룹..'승자의 저주' 피할까(종합)

9일 주식매매계약 체결...내년 초 인수 마무리될 듯
화학적 흡수 대신 독립경영 보장, 최고수준 처우 약속
해외 사업 강화·부채 감축으로 사업 체질 개선
정창선 회장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 만드는 데 역점"
  • 등록 2021-12-09 오후 3:58:49

    수정 2021-12-09 오후 9:26:51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마무리에 들어갔다. 이번 인수로 중흥그룹은 업계 톱3 건설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하지만 자신 보다 덩치가 훨씬 큰 대우건설을 품는 과정에서 ‘승자의 저주’(경쟁에서 과도한 비용을 치르는 바람에 승리 후에도 후유증을 치르는 현상)를 피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중흥그룹은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KDB인베스트먼트에서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올 7월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이다. 지분 매입 가격은 7월 입찰 당시 써냈던 2조1000억원에서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그룹은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도 신청할 예정이다. 한두 달이 걸리는 기업결합 심사가 끝나면 내년 초 대우건설 인수가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창선(가운데) 중흥그룹 회장과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우건설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에 서명하고 있다.(사진=피알페퍼)
대우건설에 ‘독립경영’ ‘푸르지오 브랜드 유지’ 약속

올해 종합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대우건설은 5위(8조7290억원),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각각 17위(2조585억원), 45위(1조1130억원)였다. 세 회사 시공능력평가액을 합치면(11조9178억원) GS건설(9조9286억원), 포스코건설(9조5157억원)을 넘어선다.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포함 24조5096억원),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포함 19조8540억원)에 이은 업계 3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당장 화학적으로 통합하는 대신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했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과정’에서 대우건설 경쟁력이 떨어지고 임직원 처우도 나빠질 것이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중흥그룹은 이와 함께 △임직원 고용승계 △건설업계 최고 수준 임직원 처우 △내부 승진 보장·능력 중심 발탁 인사 △부채비율 개선 등을 약속했다.

대우건설 주거 브랜드인 ‘푸르지오’를 중흥그룹 주거 브랜드 ‘중흥 S클래스’와 통합하지 않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엔 시장에 더 널리 알려져있는 푸르지오 브랜드를 유지하는 게 더 실리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중흥그룹에서 단독 경영을 보장한 만큼 합병을 통해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앞으로 2년간은 대우건설이 그동안 쌓아놨던 주택 분양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좋게 나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해외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인수 전부터 해외 건설 사업에 강점을 가진 대우건설에 매력을 느꼈다고 알려졌다. 정 회장은 SPA 체결식 직후 대우건설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해외 역량이 뛰어난 대우건설 인수는 중흥그룹 제2의 창업과도 같다”고 평가했다.

또 정 회장은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저해해 왔던 높은 부채비율을 낮춰나갈 것”이라고도 예고했다. 지난해 말 기준 284%에 달하는 대우건설 부채비율을 105%까지 낮춘다는 게 중흥그룹 목표다.

11년 만에 새 주인 맞은 대우건설…‘승자의 저주’ 피할까

공정위 심사가 끝나면 대우건설은 10여 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된다.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된 이후 대우건설은 오랫동안 ‘주인 없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하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2010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재매각된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과다하게 외부 자금을 끌어오는 바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대표적인 ‘승자의 저주’로 기록된다. 2018년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호반건설이 파악 못한 3000억원대 해외 사업 손실이 드러나면서 무산됐다.

중흥그룹은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고 판단한다. 중흥그룹은 외부에서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지 않고 그룹 자본으로만 인수 비용을 조달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이제 어떠한 외적 환경의 변화나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 초일류 건설그룹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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