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IT노동자 10명중 1명만 주 40시간..스트레스→자살율↑

이철희 의원실, IT산업노동조합과 503명 IT노동자 대상 노동 실태 조사
  • 등록 2018-10-26 오전 11:55:47

    수정 2018-10-26 오전 11:55:47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근로기준법상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을 준수한다는 IT 노동자는 10명중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노동과 스트레스로 자살 시도율은 일반인의 28배에 달했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26일 지난 9월 12일부터 10월 3일까지 IT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IT 노동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IT 산업노동조합과 함께 진행한 조사로 총 503명이 답했다.

응답자 중 25.3%가 주 52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한다고 응답했다. 근로기준법상 법정근로시간인 40시간을 준수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12.4%에 불과했다. 52시간 상한제 적용 이후 실제로 근로시간이 단축됐다는 응답은 17.4% 뿐이었다.

응답자들은 이러한 연장근로의 발생 원인에 대해 대체로 ‘하도급 관행’, ‘무리한 업무일정’, ‘비율적인 업무배치와 조직의 의사결정’을 이유로 꼽았다.

이철의 의원은 “더 큰 문제는 초과근로시간이 아예 기록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응답자 전체의 57.5%, 300인 이상 사업장 정규직의 26.1%가 근로시간이 집계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출퇴근 및 근무시간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8.3%였다. 근무시간의 확인이 가능한 출퇴근 관리시스템. 출입카드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43.6%에 불과했다.

10시 이후까지 연장근무를 하더라도 야간수당을 지급받지 못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52.6%였고, 초과근로수당을 근로기준법에 기준하여 지급한다는 의견은 5.4%에 불과했다.

IT 업계에 파견 및 하도급 관행도 만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201명이 ‘원청/발주업체에서 일한다’고 답했지만 ‘원청/발주업체와 계약했다’는 것은 100명에 불과했다. 즉 절반이 하도급업체와 계약한 것이다.

이철희 의원실에 따르면 IT업계는 일명 ‘프리랜서’들을 하도급업체들과 연결해주고 커미션을 받는 속칭 ‘보도방’ 즉 인력거래소가 암암리에 운영되고 있다. IT프리랜서들은 원청 또는 2, 3차 하도급업체의 채용절차를 거쳐 이들 인력거래소와 용역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사고 발생시 소속사업장은 인력거래소가 된다. 이들 인력거래소는 정식 사업장이나 정규직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산재보험 등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응답자 중 25%를 차지하는 프리랜서의 처우도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프리랜서라고 한 응답자의 91.2%가 자택, 카페 등 원하는 장소가 아닌, 사무실 등 지정된 장소에서 근무했다. 79.8%가 월급제로 임금을 지급받는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유로운 ‘프리랜서’의 모습이 아니다.

프리랜서 응답자의 62.4%가 계약기간이 1개월 ~ 6개월 미만이었다. 1년 이상 장기계약은 12%에 불과했다. 65.6%는 프로젝트 수행 중 그만 둔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프리랜서들의 근로 안정성이 매우 취약한 것이다.

프리랜서로서의 삶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2.6%였다. 나머지는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희망했다. 그 이유는 ‘고용의 안정성(75.8%)’이었다. 왜 프리랜서로 활동하냐는 질문에 ‘정규직으로 면접을 봤는데 해당업체에서 프리랜서 근무를 권해서’ 프리랜서가 되었다는 응답도 있어 이를 뒷받침했다.

문제는 이들 IT 노동자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위험수위에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 중 최근 1년간 자살을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응답은 48.71%였다. 이 중 거의 매일 자살을 생각한다는 응답자가 19명(3.78%)이었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14명(2.78%)이나 되었다. 우리나라 성인 일반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최근 1년간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0.1%임을 고려할 때, 자살시도율이 일반 성인의 약 28배에 달한다.

이철희 의원실 측은 “이번 조사 응답자의 70%가 정규직”이라면서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인 IT근로자들의 실태를 고려했을 때, 실상은 이 조사 결과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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