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휩쓴 전력난…포스코·오리온 등 韓기업 공장도 멈췄다

이미 공장 중단했다 재가동한 사례도
애플·테슬라 부품사도 멈춰…車업계 타격
글로벌 투자은행, 中성장률 전망치 낮춰
  • 등록 2021-09-28 오후 4:12:05

    수정 2021-09-30 오후 2:45:46

(사진=AFP)
[이데일리 신정은 베이징 특파원 전재욱 박순엽 기자]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일부 지역이 전력난에 시달리면서 포스코, 오리온 등 한국 기업들의 현지 공장도 하나둘 영향을 받고 있다. 애플과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부품사도 가동을 멈춘 가운데 이번 전력난 사태가 중국 경제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장 중단했다 재가동한 사례도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성도 선양에 있는 오리온 생산 공장은 당국의 통보를 받고 전날부터 오는 30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오리온은 선양 공장을 제외한 나머지 5개 공장은 차질없이 생산을 진행 중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선양 공장 생산 중단에 따른 판매 차질 사태를 피하고자 다른 공장과 유기적인 협조를 하고 있다”며 “재고도 넉넉한 편이고 가동 중단은 일시적이라서 중국 현지에서 생산 및 판매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쑤성의 포스코(005490)(POSCO) 중국 스테인리스 생산 공장도 전력 문제로 일시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장쑤성은 철강이나 시멘트 등 전략 사용량이 큰 산업군에 대해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어 제강과 열연 등은 9월 17일부터 일부 가동을 중단했고 냉연 등 하공정 일부를 가동 중”이라며 “10월부터는 정상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연간 생산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산둥성, 랴오닝성 등에 있는 다른 한국 기업 일부도 약 2주 전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다시 생산에 돌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이런 통보를 받고 지방정부와 협의해 하루 만에 공장을 가동한 사례가 있었다”며 “앞으로 날씨가 추워지면 전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 우려된다”고 전했다.

최근 광둥성, 저장성, 장쑤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 등 중국 10여개 성에서 산업용 전기 제한 공급이 이뤄지면서 많은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거나 조업 시간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전력이 제한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이들 지역에는 LG화학(051910)현대자동차(005380), 삼성디스플레이, 두산(000150)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전력 감축 조치가 향후 생산량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의 피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기업이 통보를 받으면 중앙부처와 각 지방정부에 조속한 재가동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 시내 전경. 사진=신정은 기자.
중국 전력난, 성장률 발목 잡나

중국의 전력난 사태는 한국 기업뿐 아니라 중국에 있는 기업이라면 모두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날 애플 협력사인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유니마이크론은 지난 26일부터 이달 말까지 자회사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폭스콘 계열사이자 애플과 테슬라의 주요 부품 공급업체인 에손정밀 엔지니어링도 전날부터 내달 1일까지 장쑤성 쿤산시에 위치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반도체 부족으로 힘겨운 상황에 놓인 자동차 업계의 타격도 예상된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인 창와테크놀로지와 퉁즈전자 등 대만 기업들도 중국 전력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중국의 전력 문제는 심각한 석탄 공급난과 중국 당국의 강력한 탄소 배출 억제 정책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석탄 가격이 오른 데다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선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공장들은 가뜩이나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생산 차질을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난까지 겪게 됐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대표 IB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은 이번 전력난으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4분기에 0.1~0.15%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CICC는 전력난이 단기적으로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특히 9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4.0~3.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 영향으로 올해 생산자물가가 1년전보다 약 9% 급증하면서 기업들이 수익성이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전력 사용 제한으로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기준선인 5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루팅(陸挺)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2%에서 7.7%로 내리면서 “추가적인 하방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정전에 따른 생산 감축이 올해 남은 기간 지속한다면 4분기에 중국의 GDP 성장률이 약 1%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