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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 '수련'·정약용 '서예' 최초 공개…'이건희컬렉션' 1주년전

국립중앙박물관 '어느 수집가의 초대'
'인왕제색도' 등 7기관서 355점 전시
정약용 '정효자전' '정부인전' 공개
한달치 온라인 예매분 마감
  • 등록 2022-04-27 오후 1:51:00

    수정 2022-04-29 오전 8:14:45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빛의 사냥꾼’으로 불리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거장 클로드 모네(1840~1926). 모네는 40여년 동안 수련을 그리며 동일한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탐구했다. 모네의 수련 연작은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5월 미국 소더비 경매에서 수련 작품 하나가 798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말년의 모네는 주변의 풍경 등에는 관심이 사라지고 오직 수련과 물 표면의 변화에만 집중했다. 이러한 경향을 볼 수 있는 대표작 ‘수련이 있는 연못’이 처음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4월 28일부터 8월 2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서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는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의 문화재·미술품 기증 1주년을 맞아 대규모 기증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고 공립미술관 5개처가 참여한 전시로 7개 기관에서 기증품 295건 355점을 전시한다. 전시품은 금속, 토기, 전적, 목가구, 조각, 서화, 유화 작품 등으로 시기와 분야가 다양하다.

2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이건희 회장이 수집해서 국가에 기증한 문화유물과 미술품의 정수를 보여주는 전시”라며 “작품을 기증받은 7개 국공립박물관과 미술관이 지난 1년간 각자 전시를 열었는데 이번에 한 자리에 모두 모여서 최대 규모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故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언론공개회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가운데 관람객들이 클로드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정약용 ‘정효자전’ 첫선

‘세기의 기증’으로 화제를 모은 ‘이건희컬렉션’이 일반에 공개된 건 지난해 여름이었다. 이 회장의 유족은 지난해 4월 문화재와 미술품 총 2만3181점(국립중앙박물관 2만1693점, 국립현대미술관 1488점)을 기증했다. 근현대 미술품 102점은 광주시립미술관(30점), 대구미술관(21점), 양구 박수근미술관(18점), 제주 이중섭미술관(12점), 전남도립미술관(21점) 등 지역미술관 다섯 곳에 나누어 기증했다. 이에따라 그해 7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각각 특별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기증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지난 전시와 차별화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보로 지정된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 249건 308점을, 국립현대미술관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등 34건 35점을 출품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김환기의 ‘작품’, 대구미술관은 이인성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의 ‘한일’, 이중섭미술관은 이중섭의 ‘현해탄’, 전남도립미술관은 천경자의 ‘만선’ 등 공립미술관 5개처에서 총 12건 12점을 출품한다. 전시품 중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립중앙박물관 출품작인 ‘일광삼존상’ 등 국보 6건 13점과 ‘삼현수간첩’ 등 보물 15건 20점이다.

특히 정약용의 ‘정효자전’과 ‘정부인전’이 대중에 최초로 공개된다. ‘정효자전’과 ‘정부인전’은 정약용이 강진 사람 정여주의 부탁을 받아 그의 일찍 죽은 아들과 홀로 남은 며느리의 안타까운 사연을 글로 쓴 서예 작품이다. 이수경 학예연구관은 “‘정효자전’은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정약용의 필치를 감상할 수 있는 귀중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약용의 ‘정효자전’과 ‘정부인전’(사진=국립중앙박물관).
“한달 예매분 4만장 동나”

전시는 ‘문화유산’과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전시품을 선별해 한국 문화의 정체성이 드러나도록 했다. 제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에서는 이 회장의 안목과 취향을 보여주는 수집품을 선보인다. 장욱진의 ‘가족’을 비롯해 18세기 ‘백자 달항아리’, 김환기의 1950년대 ‘작품’, 작은 정원에 전시해 놓은 ‘동자석’을 만나볼 수 있다.

제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는 수집품에 담긴 인류의 이야기를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 △생각을 전달하는 지혜 △인간을 탐색하는 경험 등 네 가지 주제로 나눠 살펴본다. ‘수월관음도’와 ‘천수관음보살도’ 등 불교미술을 비롯해 기록 문화를 지키려는 사명감으로 이 회장이 수집한 ‘초조본 현양성교론’(고려 11세기, 국보), 금속활자로 인쇄한 초간본 ‘석보상절 권20’(조선 1447~1449) 등 귀중한 옛 책도 전시해 놓았다. ‘범종’의 경우 타종 소리를 파동으로 연출한 영상과 함께 종소리도 들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4개월 간 진행되는 전시 기간 중 1개월마다 주요 서화작품을 교체한다. 지난해에 선보였던 ‘인왕제색도’와 ‘추성부도’는 쉽게 손상되는 고서화를 보호하기 위해 한달씩 전시한다. ‘인왕제색도’에 이어 박대성의 ‘불국설경’, 이경승의 ‘나비’를 순차적으로 교체해 선보인다.

예매는 1개월 단위로 진행하는데 이미 1차 예매(3월 28일~5월 31일)분 4만장이 동이 났다. 현장 발권은 30분당 30장씩 진행한다. 이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 전 분야를 망라한 문화유산과 미술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보통 사람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정말 한국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때 문화적인 경쟁력이 생긴다’고 했던 이건희 회장의 말대로 이번 기증이 한국의 예술품을 접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근 ‘한일’(사진=박수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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