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페 ‘네일동’ 운영자는 17일 오전 공지사항 게시판에 “2019년 7월은 꽤 잔인한 달로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날일 것 같다. 그동안의 심경과 입장(을 밝히면서), 마지막으로 네일동은 기나긴 휴면상태로 접어들까 한다”라고 밝혔다.
운영자는 “불매운동에 많은 응원과 지지를 해주는 분도 있고 일본 여행 카페에서 무슨 불매운동이냐, 그럴 바에는 카페를 폐쇄해라, 일본 불매 카페로 바꿔라 등등 다양한 의견을 말씀하시는 회원분들도 많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저는 지금도 불매 운동 지지 입장은 변함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지만 하고 하는 것은 없지 않느냐고 어느 분들이 말한다. 직접적으로 어떤 액션을 취해가면서 행동으로 보여 드린 건 없다. 다만 일본 여행 카페에서 매니저인 제가 불매 운동을 지지한다는 건 대외적으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수많은 여파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물론 그 여파가 지금 회원 간의 분쟁으로 촉발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라며 “저의 불찰일 수도 있겠다. 그러기에 회원들의 싸움을 보면 많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운영자는 “얼마 후 일본참의원 선거일(21일)이 다가온다. 그 전에 일본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의 마음이 이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선거가 끝나고 목소리를 내거나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것보다는 무언가라도 해보았으면 했다”며 다시 공지를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끝으로 운영자는 “네일동은 이제 기나긴 휴면기간에 들어설까 한다”며 “지난번처럼 이른 컴백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현재 ‘네일동’은 이미 올라와 있는 게시글에 댓글만 남길 수 있는 상태다.
해당 카페는 일본 여행에 대한 정보가 지역별로 상세하게 정리돼 있어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찾아보는 공간이기도 하다.
일본의 한국
‘네일동’은 133만여 명이 가입한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정보 사이트다. 일본 여행에 대한 정보가 지역별로 방대하게 정리돼 있어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가장 처음으로 찾는 공간이기도 하다.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반발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퍼지고 있고, 이는 일본 여행 거부 움직임으로 이어졌다.
이에 ‘네일동’ 역시 지지 선언을 했으나 회원들 사이 응원과 불만의 목소리가 뒤섞이면서 카페 운영에 혼선이 빚어졌다.
최근 여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여행 신규 예약 건수가 예년보다 크게 줄었으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예약 취소 인증샷을 올리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장정욱 일본 마쓰야마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본 여행 안 가기 운동이 아베 정권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일본) 지방 중소 도시에는 한국인 관광객이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 데에는 상인이라든지 숙박업이라든지 지역 경제에 바로 피해가 느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는 753만9000명으로 전체 일본 방문객 3119만2000명의 24.1%를 차지했다. 838만 명(26.8%)으로 가장 많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장 교수의 말대로 우리 국민이 일본 여행을 계속해서 거부하고, 이러한 상태가 오래간다면 일본 관광 산업은 일정 부분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