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中 태안 밀입국' 과오 인정한 軍…또 해안경계태세 '허점'

軍 감시장비들은 해당 보트 13회나 포착
낚싯배·레저보트로 판단, 아무런 조치 안해
의심선박 포착됐는데 추적·감시 임무 방기
北 목선 사태 '판박이', 병력 전문성 도마위
  • 등록 2020-06-05 오후 4:15:48

    수정 2020-06-11 오전 10:56:4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달 중국인 8명이 탄 소형보트가 충남 태안 해안을 통해 밀입국하는 과정에서 군 감시망에 구멍이 생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해 북한 소형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 이후 1년여 만에 또 군 경계실패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군 해안경계 레이더와 복합감시카메라, 열영상감시장비(TOD) 등은 해당 표적을 탐지했다. 총 13번이나 포착됐지만, 이를 인지하고 추적·감시해야 하는 운용병들이 레저보트나 낚싯배로 판단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 군 장병들이 안이하게 경계근무를 섰다는 얘기다.

합동참모본부의 5일 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중국인 밀입국자 8명이 탄 1.5t급 소형보트는 지난달 20일 중국 산둥성 위해항을 출발해 다음 날인 21일 오전 11시 23분께 태안 의항리 방파제에 도착했다.

지난 달 25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중국인들이 타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보트가 발견돼 군 장병들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당 선박이 공해상을 지나 우리 영해로 들어올 때까지 해군 함정과 해상초계기, 해상작전헬기 등은 타 지역에서 작전 중이어서 포착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태안 인근 해안에 다다를 때에는 육군 해안 레이더에 해당 보트로 추정할 수 있는 영상 표적이 6회 포착했다.

또 같은 시간대 해안 복합 감시카메라 역시 해상에서 접근하는 선박을 4회 포착했다. 군이 보유한 열영상감시장비(TOD) 역시 3회 선박을 식별했다.

보통 군 해안경계작전에서 해상 표적이 식별되면 감시·추적하고 다른 감시장비도 동원해 이를 파악한다. 해양경찰 등 관계기관에도 관련 내용을 전파해 선박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선 각 감시장비들이 소형보트를 포착했음에도 이를 보던 감시병과 카메라 운용병들이 레저보트나 낚시배로 판단하고 간과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번 소형선박의 경우 감시병이나 카메라 운용병이 집중해서 보면 인식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과오가 인정된다”면서 “집체교육 등 병력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롭게 변화된 밀입국 양상에 대해 군이 대응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제주도 무비자 입국이 차단되는 등 우리나라 입국이 어려워지자 중국인 불법체류자들이 서해안을 통한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응이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오전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중국인들이 타고 몰래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보트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 밀입국한 중국인들은 중국 산둥성 위해시에서 한밤 중에 출발해 서해를 관통한 후 해가 뜬 뒤 우리나라 서해안 해변으로 들어오는 방법을 택했다. 합참 관계자는 “과거에는 근해까지 와서 작은 배로 갈아타서 들어오거나 연안에서 뛰어내려서 (수영으로) 왔다”면서 “또는 제주도 무사증 경로로 들어와서 불법 취업이나 불법 체류를 했었는데, 2월부터 제주도 무사증 제도가 없어지고 양상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해상을 통한 밀입국 관련 당국은 해양경찰이다. 하지만 해당 선박이 우리 해안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밀입국자인지, 군사적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선박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1차적인 책임은 군에 있다는 얘기다.

합참 관계자는 “대공혐의점은 최종 확인이 될 때까지 결론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군의 작전은 결론이 날 때까지 발견하고 파악하려는 노력을 하고 대응 조치를 해야 한다”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대비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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