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28일 김 실장의 거취와 관련해 “교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기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의 내달 방미 이후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김 실장은 지난 5일부터 3박 5일간 워싱턴을 직접 방문, 미국 측과 윤 대통령의 방미를 조율했다.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이상 기류는 윤 대통령의 방일 전인 지난 10일 감지됐다.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윤 대통령의 방일을 불과 엿새 앞둔 시점이었다. 이어 이문희 외교비서관도 최근 교체됐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격무에 따른 인사” 등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내달 윤 대통령의 방미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국빈 자격으로 초청된 핵심 외교일정을 앞두고 주요 외교·안보 라인의 이탈은 이례적이라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국빈 방미는 정상외교 이벤트 중 최고의 행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번 문제는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참모인 김 실장의 거취 문제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대통령실은 논란이 확산되자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실장 교체설과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김대기 비서실장도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회동에서 ‘김성한 실장 교체 검토’ 보도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란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한 측근만 경질…“힘 합쳐도 모자를 판”
외교가에서는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김 실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옷을 벗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내달 방미뿐 아니라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시점에서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 참모인 김 실장의 측근만 문책성 인사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외교가에서는 4·5월을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3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어 ‘한미(4월)-한미일(5월)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한미일 3국이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외교적 협의 및 의전이 중요한 시점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벌어진 사태에 외교·안보상의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한 외교전문가는 “김 전 비서관과 이 비서관 모두 김 실장 측근”이라며 “모두 힘을 합쳐도 모자를 판에 김 실장 측근을 모두 경질한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실장은 이날 오전 9시에 참석하기로 한 재외공관장 대상 강연에 불참했지만, 오전 10시 생중계로 진행된 국무회의에는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