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황현규 김보겸 기자] 의무경찰(의경) 폐지를 앞두고 감축이 계속되는 가운데, 복무 중인 의경의 근무 강도가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업무 공백·과중을 막기 위해 인원 충원을 진행 중이다.
의경 인원 감축→의경 업무 부담→집단 대상 포진
22일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최근 의경 인원을 감축한 서울지방경찰청 2기동단의 한 중대 소속 의경 중 네 명이 올해 3~4월 두 달 동안 대상포진에 걸렸다. 해당 중대는 지난해 1월 기준 인원이 70여명이었지만, 올해 4월에는 50여명으로 줄었다.
실제 군인권센터가 해당 중대의 근무표를 확인해 보니 대원 한 명 당 일주일간 야간 근무가 14~20시간에 달했다. 또한 주말 외출을 나가고 복귀한 날 바로 야간근무를 서는 등 실질적으로 주 5일 근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인권센터는 “가뜩이나 불규칙한 야간근무로 체력 부담이 큰 의경들의 휴식시간이 제때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업무 시간·강도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감축과정 불가피한 부작용…경찰 인원 충원
현장에서는 갑작스러운 의경 감축으로 인한 업무 과중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의 한 경찰서 소속 A경위는 “의경 숫자가 적지 않은 만큼 경찰서 내 의경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며 “몇년 새 의경이 급격히 줄면서 경비·집회 관리 등의 업무에 공백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경위는 “해당 공백을 채우기 위해 현직 의경을 포함해 일선 경찰들도 나서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선발한 의경은 1만4806명에 달했으나 매해 5000여명씩 줄어들어 올해는 1만명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방부는 2020년대 초반 병력 자원이 급감할 것으로 보고 의경·산업기능요원·전문연구요원 같은 대체·전환 복무요원을 2023년까지 모두 없애겠다고 밝혔다. 연간 선발 규모가 2만8000명에 이르는 대체복무요원과 전환 복무요원을 모두 현역으로 전환해 부족한 병력을 채운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