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해법? 전기차 현지생산 앞당기고 이차전지 공급망 다변화 나서야”

산업연구원, IRA 국내 산업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
美 정책기조 지속 전망…협상 별개로 대응 나서야
  • 등록 2022-09-29 오후 3:11:04

    수정 2022-09-29 오후 3:11:04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미국 시장 보조금(세액공제)을 제한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려면 결국 현지 전기차 생산기반을 조기에 구축하고 이차전지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 간 협상으로 후속 가이드라인에 우리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자국 우선주의’란 미국 정책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산업계가 현실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표=산업연구원)
국책연구기관 산업연구원은 29일 ‘IRA의 국내 산업 영향과 시사점(자동차·이차전지산업 중심)’ 보고서(황경인 시스템산업실 부연구위원)를 내고 이같이 제언했다.

IRA는 미국 정부가 지난 8월16일 전격 시행한 법안이다. 이름처럼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재정 긴축방안이 주된 내용이지만 자국산에 한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7500달러(약 11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았다. 다만, 내년부터 수입 전기차와 중국 등 비우호국 소재·부품 비중이 일정량 이상인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어 현지 전기차 시장 2위(점유율 9.1%)인 현대차(005380)·기아(000270)는 적잖은 타격이 우려된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 등 전기차용 배터리 역시 중국 등의 소재·부품 비중을 줄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보고서 역시 IRA가 한국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 아이오닉5나 기아 EV6가 현지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는다면 한국 자동차 산업 전체에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기아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내년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지 생산 시점까지 2년여 기간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연 10만대(올해 1~7월 5만809대 판매)를 판매한다고 가정하고 이를 자체 인센티브로 대체한다면 연간 1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

보고서는 이차전지, 즉 전기차용 배터리에 대해선 중장기적으로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당장은 우리 기업이 IRA 배터리 관련 규정을 충족하는 게 만만치 않아 단기적으론 피해가 있을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리튬, 흑연 등 배터리 핵심 광물 생산·정제는 중국 비중이 높아 다른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이 일본 파나소닉 같은 경쟁자보다 빨리 소재·부품 공급망을 새로이 구축한다면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봤다. 한국 배터리 기업이 GM, 스탤란티스, 포드 등 현지 기업과의 현지 협업생산 체계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미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이 한국 배터리 기업도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표=산업연구원)
보고서는 결국 어느 기업이 IRA에 더 빨리 대응하느냐가 각각의 기업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정부가 이달 자국 기업의 IRA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미국 정부와의 협의를 본격화했고 이 같은 노력 역시 중요하지만, 기후변화 대응 강화와 중국 견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이란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는 이어지는 한국 산업계 역시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 지도부는 IRA와 (반도체 기업의 비우호국 투자를 제한하는) ‘반도체와 과학법’(CSA) 등을 통해 미국 중심의 첨단산업 공급망 구축으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입법을 통해 명확히 드러내고 있으며 이 같은 정책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현대차·기아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신공장 가동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고 IRA에 부합한 배터리 원료·소재·부품 공급망 구축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유럽도 IRA와 비슷한 원자재법(RMA)을 추진으로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공급망 다변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정부도 배터리 원료·소재·부품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지원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