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록 더프라이드 총무재경팀 이사는 “과거엔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밤 8~10시까지 잔업을 했었지만, 이런 제도를 도입한 이후 직원들 스스로 열심히 해 오후 6시면 일이 끝날 정도로 생산성이 높아졌다”며 “회사입장에서도 잔업수당, 식대 등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최근 경력단절여성들의 일자리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다. 과거 경험을 살려 재취업하려 해도 회사에서는 손사래를 치기 일쑤다. 하지만 여성의 육아와 출산을 배려하며 보다 큰 시너지를 내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시간제·단순 노무직뿐…표류하는 고학력 경단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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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이 진행한 ‘대졸이상 경력단절여성’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력단절여성의 절반(45.7%)이 취업의사가 있지만‘일과 가정의 양립의 압박감’(28.6%) 때문에 취업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의사가 없는 여성 역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워’(41%)재취업을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눈높이 또한 높다. 경력단절여성중 81.3%가 정규직으로 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은 과거 주된 경력분야와 같은 직종에서 일하길 희망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제공될 경우 지원의사는 96.3%로 매우 높았지만 ‘어떤 형태의 고용조건이더라도 일을 하겠다’는 응답은 37.7%에 그쳤다. 임금수준도 경력단절 전과 비슷한 ‘100만~200만원’(55.4%)이 가장 높았다.
권태희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경단여성은 본인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조건이 아니면, 취업시장에 재진입을 꺼린다”고 말했다.
여성이 만족해야 생산성도 오른다
정부입장에선 경제성장과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여성의 일자리 확대가 필수적이다. 특히 고학력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되는 경우가 많아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용부는 2003년부터 매년 남녀고용평등 및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기업들을 선정해 표창하고, 우수사례를 적극 전파하고 있다.
올해 대통령 표창을 받은 광주신세계(037710)는 육아휴직기간 2년을 제공하고, 임신근로자에게는 1일 7시간의 임금하락없는 단축근무제도 시행하고 있다. 네이버(035420)는 일, 가정 양립을 위해 전직원 10시 출근제와 매달 1회 2시간 조기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출산 및 육아 퇴직여성을 위한 재취업 ‘리턴맘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하루 4시간씩 시간제로 근무하며, 본인이 희망할 경우 풀타임으로 전환할 수 있다. 케이티씨에스(KT CS)는 출산후 모성근로자, 장애우 등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제를 실시한다. 창의와탐구는 출산과 육아휴직을 연동해 1년 3개월간 휴직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5년이상 장기근속자에겐 2개월의 리프레쉬 유급휴가를 제공해 이직률을 크게 낮췄다.
정부에만 기대지 않고 아예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시도도 등장했다. 지난 2월 문을 연 ‘한국창의여성연구협동조합(KOWORC)’이 대표적이다. 이 조합은 고학력 경단여성에게 연구형 일거리를 제공하고, ‘경력이음 멘토링’ 서비스를 제공해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하고자 만들어졌다. 현재 13명 조합원 중 석사가 9명, 박사가 4명이다.
권태희 연구위원은 “사실 우리나라를 먹여살릴 우수한 여성인력이 많지만, OECD국가중 여성인력 활용이 우리나라처럼 안되는 곳도 드물다”며 “기존에 나와있는 좋은 정책들이 서로 통합이 안되고 있어 현실적으로 어떤 부분이 필요한 지, 시장에서 어떤 게 잘 작동하지 않는 지 꼼꼼히 모니터링해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