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싫어" 할머니 죽인 10대 형제, 무기징역 구형

형 "동생은 잘못 없다…제가 시킨 것" 눈물 보이기도
  • 등록 2021-12-06 오후 5:20:22

    수정 2021-12-06 오후 5:20:22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잔소리를 해 짜증났다는 이유로 자신을 길러준 7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10대 형제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6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정일)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이를 목격한 친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 A군(18)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동시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탁 30년, 보호관찰 5년, 야간외출제한 등도 함께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형의 범행을 함께 도운 혐의로 기소된 동생 B군(16)에겐 징역 장기 12년, 단기 6년형을 구형했다.

7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를 받는 10대 형제가 31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고교 3학년 A(18)군(왼쪽)과 동생 B(16)군.(사진=뉴스1)
이날 열린 공판에서 A군 변호인 측은 “할머니가 지속적으로 ‘성인이 되면 독립하라’는 말을 해 피고인의 불안 심리가 상당히 컸던 상황이었다. 검찰 주장처럼 계획적인 범행이 아니었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반면 검찰은 “A군이 살인을 계획하고 준비한 과정을 보면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범행을 저지른 후 냄새가 나지 않게 향수를 뿌리는 등 집안을 정리하고 샤워까지 했다. 패륜적 범죄로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A군은 신문 과정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동생은 제가 다 시켜서 한 것이다. 잘못한 것이 없다”고 B군을 감싸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8월 30일 0시 10분경 대구 서구 비산동의 주거지에서 자신에게 잔소리한다는 이유로 친할머니(77)에게 흉기를 수십 차례 휘둘러 살해했다. 또 친할아버지(92)도 함께 살해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친 채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에 의하면 할머니는 형제들을 향해 “게임을 많이 한다”, “부식카드로 먹을 것을 왜 사오지 않았느냐”,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라고 말했고, 이에 격분한 A군은 범행 전날 B군에게 “할머니 죽일래?”라고 문자를 보냈다.

10대 형제가 살던 주택 옥상에 깨끗하게 빨아둔 흰 교복이 빨랫줄에 걸려 있다.(사진=뉴스1)
할머니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B군은 “할머니가 소리 지르는게 새어나가지 않게 창문을 닫으라”라는 A군의 지시에 따라 문을 닫았고, 그의 범행을 도왔다.

또 A군은 할머니를 살해한 후 할아버지에게 “할아버지도 같이 갈래? 이제 따라가셔야지”라고 말했고, 할아버지가 두 손으로 빌며 “살려달라”고 하자 B군이 A군을 만류해 미수에 그쳤다.

2012년 8월부터 부모와 연락이 끊긴 형제는 조부모 밑에서 생활해왔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각각 2007년 9월, 2001년 2월 신체장애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검찰은 재판 전 반성문을 제출했던 A와 B군을 향해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심경을 묻자 ‘웹툰을 못 봐서 아쉽다’라고 하는 등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재판부에 보호관찰명령을 청구한 바 있다.

한편 형제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0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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