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특정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론스타스탁’ 등의 이름으로 코스닥 상장회사 샘코 주식 매입을 종용하는 문자가 쏟아지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샘코 주가는 한 달 반 동안 6배 이상 급등했다. 한국거래소는 샘코 주가 급등과 관련해 불특정 다수에게 확인되지 않은 문자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해 매수 심리를 자극하는 일명, ‘문자 피싱’ 불공정거래 혐의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샘코 주가는 4월말까지만 해도 5310원에 불과했으나 이날 오후 2시 35분경 3만36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엔 3만6000원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 달 반 사이 약 6.8배 오른 것이다.
샘코은 이날 개장 직후엔 정적VI(직전 체결가의 10% 이상 가격 변동시 2분간 단일가 매매)가 네 차례 발동할 정도로 주가가 급락해 장중 2만7000원선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오전 9시반경 ‘월요일부터 정상랠리 가능성 높음, 3만원 밑은 세일구간’이란 문자가 살포되자 서서히 상승세로 전환되더니 장중엔 14% 상승해 3만6000원을 상회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가 집중 살포되고 이것이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인지 샘코를 매수한 세력은 개인투자자였다. 개인투자자는 지난 달 이후 이달 12일까지 샘코 주식을 92억원 가량 사들였다.
샘코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한 시점은 유상증자 등 대규모 자금조달과 최대주주를 크레도프라이빗에쿼티로 변경하는 공시가 나왔던 5월말이었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도어시스템 제조업체인 샘코는 2017년 9월 상장 후 작년 적자에 이어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본이 줄어들고 있었던 터라 대규모 자금 조달은 호재에 가까웠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샘코 주가는 지난 달 28일 자금조달 공시 이후 이달 5일까지 7거래일간 92% 가까이 올랐다.
거래소 경고 안 먹혀..불공정거래 혐의 모니터링
호재 공시가 나왔다고 해도 주가 상승폭이 워낙 컸던 터라 거래소는 계속해서 경고를 보냈지만 먹히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샘코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 이후에도 주가가 2거래일간 40% 이상 올라 이달 5일 매매 거래가 정지됐고, 이것도 모자라 10일엔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됐다.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고 나서도 11일, 12일 각각 20.5%, 26.5% 올랐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샘코 주가 급등에 문자 피싱을 활용한 불공정거래혐의가 있을 가능성을 두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있는 데다 최대주주가 투자자문 쪽인 경우 등은 늘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특히 불특정다수에게 투자 권유 문자가 보내진 것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