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도급법 위반 고발해도 즉시 ‘입찰자격 제한 요청’ 못한다

공정위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법원서 제동 걸려
벌점 점수 낮추고. 불복 소송시 누적점수 제외
중기협동조합 중견기업에 대금 조정신청 가능
  • 등록 2020-03-26 오후 12:00:00

    수정 2020-03-26 오후 1:58:35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하도급법 위반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폐지된다. 기존에는 공정위가 부당하게 하도급대금을 깎은 기업을 검찰에 고발하는 동시에 관련부처에 즉시 입찰자격을 제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해 진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전체 중견기업에도 하도급 대금 조정에 나설 수 있는 길도 열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같은 골자의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5월6일까지 입법예고에 들어간다고 26일 밝혔다.

공정위는 하도급 벌점 관련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하도급 벌점 위반자는 벌점 5점이 누적되면 관련부처에 입찰자격제한신청을 하고, 10점이 넘으면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

공정위가 부당 하도급대금을 깍는 등 법을 위반한 기업을 고발하면 벌점을 5.1점을 부과했지만 앞으로는 3.1점으로 하향조정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시절 공정위는 고발 결정이 나면 바로 입찰을 제한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를 시행했지만,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자 기준을 낮춘 셈이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법은 동부건설이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 “1회 고발만으로 입찰참가자격 제한 요청 기준을 초과하는 벌점을 부과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 내지 무죄추정 원칙에 반하는 과도한 불이익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벌점 누적 기준도 변경된다. 공정위가 벌점을 부과한 이후 불복절차가 진행 중인 사건이거나, 이미 입찰참가제한 요청 등이 이뤄진 사건은 누적벌점 산정대상에서 제외했다.

사업자의 법 준수 독려를 위해 표준계약서 사용 등 8가지 경감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최대 3점까지 벌점을 경감하는 규정도 개정한다.

교육이수, 표창, 전자입찰비율 항목은 수급사업자의 권리보호와 연관성이 높지 않고, 표준계약서 사용 및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항목은 그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이중으로 벌점이 경감될 우려가 있었다.

이에 공정위는 현행 벌점 경감사유 중 교육이수, 표창수상, 전자입찰비율 항목을 삭제하고, 표준계약서 및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관련 경감요건을 완화하거나 합리화했다.

기존에는 표준계약서의 경우 사용비율이 100%일 경우엔 2점을 감경했지만, 앞으로는 80% 이상일때는 2점, 50~80%일때는 1점만 감경한다.

이외 하도급법 적용면제 대상 중소기업을 제조·수리위탁의 경우 연간매출액 2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건설위탁의 경우 시공능력평가액 30억원 미만에서 45억원 미만으로 각각 확대했다. 해당기준이 15~23년 전에 만든 터라 경제여건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중소기업협동조합이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대상 기업의 범위도 넓어진다. 현행 법령은 하도급업체가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조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원사업자가 10조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이거나 연간 매출액 3000억원 이상인 중견기업에만 해당한다.

조정신청 요건이 까다로워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한 대금 조정이 활성화되지 못하자 공정위는 조정대상 기업의 범위를 넓혔다. 매출액 3000억원 미만인 기업은 전체 중견기업의 86.5%에 달한다.

개정안은 중소기업협동조합을 통해 조정신청할 수 있는 대상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 또는 전체 중견기업’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조정신청 기간도 계약체결 후 60일 이상 경과 이후에서 ‘즉시’로 개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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