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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현지시간)께 중국 군용기들이 대만 서남부, 서부, 북부, 서북 공역에서 동시에 대만 섬 쪽으로 접근했다. 이들 군용기는 한 시간가량 대만 주변을 맴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 대만 전투기들도 즉각 대응에 나섰으며, 모두 22차례에 걸쳐 무전으로 퇴거 경고를 했다고 한다. 이번 중국 군용기들은 과거 대만을 겨냥한 무력시위 때보다 더 가까이 대만에 근접했다. 대만 전투기들이 퇴거 경고 당시 이례적으로 “우리 영공에 접근했다”까지 표현까지 쓴 배경이다.
이와 별도로 중국군은 이날 동중국해에서 군사훈련도 폈다. 중국 국방부는 회견에서 “오늘부터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대만해협 부근에서 실전화 훈련을 한다. 이는 국가주권과 영토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런궈창 대변인)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크라크 차관의 대만 방문에 대한 중국군의 대응’을 묻는 과정에서 나온 답변이었다. 나아가 런 대변인은 미국·대만을 동시에 겨냥, “대만으로 중국을 제어하려는 것이나 외국의 힘을 빌려 자신을 높이려는 것 모두 헛된 망상으로 막다른 길에 내몰릴 것”이라며 “불장난하다가는 스스로 불에 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이 에이자 장관 방문 때와 달리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건 크라크 차관이 미국 내 대표적 반중(反中) 인사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크라크 차관은 반중 경제 블록 구상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Economic Prosperity Network)를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중국은 지난달 10일 에이자 장관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회견을 앞두고 전투기를 대만해협으로 보내는 선에서 무력시위를 마친 바 있다. 크리크 차관은 이날 차 총통을 접견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미국·대만이 윌버 로스 상무장관의 대만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로스 장관의 대만 방문과 이에 따른 중국의 제재가 현실화할 경우 그 후폭풍은 이번 크라크 차관의 방문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게 양국 외교가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