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나선 금융주, 주가 방향성은 '제각각'

하나금융, 금융위기 이후…키움, 상장 후 첫 매입
금리 하락 환경에 은행주 약세, 증권주 강세 전망
  • 등록 2019-06-20 오후 4:20:17

    수정 2019-06-20 오후 8:54:32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 달 증시 폭락 사태 이후 하나금융지주(086790), 키움증권(039490) 등 일부 금융주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작 주가 방향성은 자사주 매입보다 업황, 실적 전망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금리 하락 분위기인 만큼 은행주보다 증권주에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18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 결정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서울 명동 하나금융지주 본사(옛 외환은행 본점)를 매각하면서 4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자사주 매입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키움증권도 17일 자사주 400억원 가량을 사들이겠다고 공시했다. 2004년 상장 이후 첫 자사주 매입이다. 신영증권은 14일 2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코스피 지수가 7% 넘게 급락할 만큼 주가가 떨어지면서 가격이 쌀 때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안정시키고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주가가 5만6000원선까지 올랐으나 바로 고꾸라지면서 27%가량 급락한 바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초 연중 9만5100원까지 치솟았으나 지난달엔 7만7000원선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자사주를 샀다고 해도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방향을 틀면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하나금융은 자사주 매입 공시와 비슷한 시기, SK텔레콤이 주식 대량 매도가 나타나면서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자사주 매입 공시 후 이날까지 2.6% 하락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은행업종 주가가 상승 반전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앞으로 경기 침체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특히 SKT가 하나금융 주식 601만주를 18일 전량 블록딜(대량 매매)로 매각했고 약간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면서 단기 수급이 부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시가보다 싸게 산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

그나마 증권주는 은행주보다 자사주 매입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키움증권과 신영증권은 자사주 매입 공시 후 각각 3.4%, 2.8% 올랐다. 지난달 13일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메리츠금융은 주가가 6% 넘게 상승했다. 금리 인하 환경에선 은행주보다 증권주의 전망이 긍정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익과 배당,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모든 측면에서 증권주의 절대적, 상대적 투자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다”며 “위험자산 회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 채무 관련 규제 리스크 부각 등의 우려가 있으나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운용 이익 개선, 증권거래세 인하 등으로 리레이팅(Re-rating)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주와 증권주간 실적 전망도 엇갈린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일 현재 키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보다 각각 53%, 16%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은행이 주축인 하나금융은 2.9%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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