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개업 직방 중개서비스 매물 ‘텅’…중개사 모집도 난항

주요 아파트 매물건수 0, '파트너스' 50명 불과
직방, 최소수익 보장하고 창업 지원 하지만
수수료 배분 부담 크고 혜택 적어.."직방할 이유 있나"
시장 거래절벽에 중개사協 반대도 부담
  • 등록 2021-09-02 오후 5:26:59

    수정 2021-09-02 오후 11:01:18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직방이 아파트 비대면 중개서비스로 신장개업했지만, 중개서비스에 참여하는 공인중개사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기존 공인중개사가 참여하기엔 비대면 서비스 준비가 번거로운데다 공동중개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분위기다. 신규 공인중개사들은 직방의 창업 지원금과 최초 1년간 소득보장 등 유인책이 반갑지만, 부동산 중개 시장 자체가 과포화 상태인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참여를 고민하는 모양새다.

은마아파트 네이버 부동산 매물 현황 캡쳐(왼쪽)와 직방 부동산 매물 현황 캡쳐(오른쪽).


최초 1년간 5천만원 최소 수익 보장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직방의 서비스 확대 발표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실제 아파트 보유 매물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서울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경우 네이버 부동산에선 79건의 매물이 있지만, 직방에선 거래매물이 ‘0건’으로 나타났다. 서울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역시 네이버 부동산에선 148건의 매매 매물이 있지만, 직방에선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이 한 건도 없다. 현재 직방 어플에는 아파트 거주민의 리뷰와 타입정보, 실거래가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은 거의 없다.

직방이 아파트 매물을 보유하지 못한 것은 지난 6월부터 모집 중인 ‘온택트 파트너스’ 모집이 부진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자회사 ‘온택트 중개 부동산 파트너스’ 중개법인을 통해 제휴를 맺은 공인중개사는 50명 안팎에 불과하다. 직방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다”면서도 “목표치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직방이 모집 중인 ‘온택트 파트너스’는 VR 장비로 촬영한 아파트 중개매물을 직방 플랫폼에서 거래한다. 부동산 거래가 성사되면, 직방과 중개사는 계약서에 ‘공동 날인’을 하게 되고, 거래 수수료를 50%씩 나눠갖게 된다. 공동중개와 비슷한 형식이지만, 직방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고 중개사는 비대면으로 정보를 제공·거래 한다는 점에서 사뭇 다르다.

업계 안팎에선 온택트 파트너스 제휴의 유인책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직방은 제휴를 맺은 공인중개사들에게 최초 1년간 5000만원 최소 수익을 보장하고 신규 공인중개사에겐 창업을 지원, 컨설팅한다. 컨설팅 기간에는 직방은 각종 중개실무 교육뿐만 아니라 360도 카메라와 같은 첨단 촬영제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수수료 인하 요인 없고 VR 촬영도 부담

하지만 이같은 혜택보다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중개수수료 50% 배분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우선 기존 공인중개사의 경우 이미 지역 공인중개사들과 매물 정보를 공유하는 공동 중개망에 가입해 있어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지역 A공인중개사는 “수십년째 같은 지역의 매물을 중개하고 있는 만큼 빅데이터보다는 공동중개망의 정보가 더 유용하다”며 “VR매물을 찍어 올리기 보단 집을 사려는 진짜 실수요자와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실속있다”고 말했다.

50%의 공동중개료 역시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B씨는 “다른 부동산 플랫폼을 통해 계약을 하면 중개료를 나누지 않아도 되는데, 직방을 이용할 이유가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신규 공인중개사는 불안정한 시장상황을 가장 큰 걸림돌로 보고 있다. 최근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C씨는 “직방이 신규개업 1년 동안 5000만원의 중개료를 보장한다고 하지만, 최근 수수료 인하 움직임에다 집값 상승으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고 들어 진입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집주인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할만한 요소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수료다. 수수료가 없거나 반값 수수료를 내건 부동산 중개 플랫폼이 많이 등장한 반면 직방은 기존 공인중개사를 이용했을 때와 같은 금액을 내야 한다. 집안 곳곳이 촬영되는 VR 촬영 역시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크다.

전문가는 거래 물건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인 만큼 플랫폼 활성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공인중개사협회가 직방의 비대면 중개를 소상공인들의 밥그릇 뺏기로 주장할 경우 ‘제2의 타다’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플랫폼 활성화가 되지 않는 데다 공인중개사협회에서 직방의 중개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막고 있어 이에 참여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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