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섣부른 확대, 결국 中 알리·테무에 날개달 것"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개인정보법 시행령에 우려 이어져
"시행령, 데이터시장 국가 지배 우려…시장창설 목표해야"
"사업자간 경쟁유도로 데이터 시장 만드는 것 목적돼야"
  • 등록 2024-06-04 오후 4:07:39

    수정 2024-06-04 오후 4:07:39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개인정보 전송요구권(마이데이터)은 정보 주체에겐 전송권리를 보장하고 다른 사람에겐 데이터 경제 시장을 창설하도록 하는 것을 법제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나온 관련 시행령은 시장을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국가가 지배하겠다는 형국이다.”

계인국 고려대 정부행정학부 교수는 4일 서울 역삼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열린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관련 토론회에서 전 분야 마이데이터 시행을 골자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입법예고한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우려했다.

계인국 고려대 정부행정학부 교수(사진 오른쪽)가 4일 서울 역삼동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번 개보법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내년도 시행 예정인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의 구체적 기준 정립이다. 정보주체인 국민이 개인정보 전송을 요구할 경우의 구체적 기준을 담고 있다.

계 교수는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개인정보의 이동을 통해서 사업자 간의 유효한 경쟁을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이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마이데이터는 ‘내 데이터이니 내놓으라’는 식이 아니라 관련 (데이터 경제) 시장을 만드는 것이란 걸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경제는 시장이 어떤 사업을 할지, 호환성 문제 등도 만들어가야 한다. 경제적 가능성이 있는 시장이 만들어졌을 때 편익이 크면 더 많은 소비자가 만들어지는 선순환구조가 돼야 한다”며 “(현재 시행령은) 국가가 먼저 시장을 만들려고 하고 있고 수수료도 제시해 준다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과도한 정부 개입이 악용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계 교수는 “마이데이터가 악용될 경우 (개인정보) 알 권리를 위한다며 기업에게 (개인정보 전송으로 인한) 적자가 얼마인지 내놓으라는 식이 될 수 있다”며 “자칫 기업에 대한 정보공개법처럼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응준 변호사(법무법인 린)도 “수사기관은 정보수신자에 대한 강제수사를 통해 피의자 정보를 종합적으로 획득할 수 있고, 이 경우 국민 감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전 변호사는 아울러 개인정보위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는 해외 사업자에게도 개인정보보호법이 적용된다고 밝힌 상황이지만 데이터 전송요구 관련해 해외 사업자에게 실질적 제재가 가능할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정보위 입장에 따르면 아마존, 이베이,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등의 외국사업자에게도 전송요구권 규정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알리 등이 보유한 한국 정보주체 개인정보를 한국 사업자에게 전송하게 하거나 반대로 한국 사업자가 보유한 개인정보가 외국사업자에게 이동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데이터 이동성 제도가 외국사업자에게도 적용되는 것은 현재 마련된 개인정보 국외이전 절차와 완전히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개인정보보호법학회장인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개인정보 보호법은 본질적으로 규제법이므로 마이데이터가 개인정보 보호법 안에서 운영되는 한 혁신 보다는 강력한 규제내용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유럽과 달리 자국 플랫폼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러한 규제들이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신중한 검토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도 “개정안의 전송의무자로 포함된 우리나라 오픈마켓 기업들은 알리, 테무 등 C커머스의 공습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세계적으로 자국 IT 기업을 보호하고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하는 것이 추세인 만큼, 우리나라도 국민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IT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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