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항공유 소비는 139만1000배럴로 전달(195만3000배럴)대비 28.7%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 4월 73만 배럴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5월 이후 170만~190만 배럴 수준을 오갔던 국내 항공유 소비가 8월 들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달 15일 광복절 집회 등으로 본격화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인 항공유는 정유업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품군 중 하나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정유업계 매출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에 달한다. 정유업계의 주력제품인 휘발유 판매 비중이 14%로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항공유의 중요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올 들어선 코로나19로 항공사들이 비행기 운항을 중단하거나 급격히 줄이면서 항공유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도 불투명한 상태다. 다행인 것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석유화학 사업이 수익성을 일부 회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재료 가격이 떨어지고 중국의 경제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일부 유화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유사들의 주력은 정제사업이다. 유화사업의 선방으로 올 상반기보다 실적이 더 악화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한 탓에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다.
더불어 주요 고객처인 중국이 대규모 정제설비 구축과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영업활동까지 재개하면서 아시아 지역내 석유제품 수급도 불안정해지고 있는 상황도 부정적이다. 국내 정유사의 사업 안정성 측면에선 악재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예상대로라면 3분기부터 석유제품 수요가 조금씩 반등해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 영향이 상당히 오래 지속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재확산에 하반기 항공유 소비 등 석유제품 수요 회복도 제한적일 것 같아 하반기도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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