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잠재성장률 추락, 예고된 비극

구조개혁 체질개선 미루며 위기마다 돈으로 메워
재정 퍼주기 불꽃놀이 끝내고 구조개혁 군불 지필 때
  • 등록 2021-09-14 오후 3:43:43

    수정 2021-09-14 오후 9:19:58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나라 정책을 하는 당국자들의 입에서 `구조개혁이나 경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는 것은 사실상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저출산·고령화의 인구구조를 바꾸거나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바꾸거나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를 뒤흔드는 일 등은 얘기만 들어도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정책당국자들은 우리나라의 복잡하고 고질적인 문제들을 미뤄왔다. 눈 앞의 일들을 돈을 쥐어 주며 메워가는 방식으로 업무를 바꿨다.



추가경정예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8년, 2009년엔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경제위기인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추경을 편성했다고는 하나 2013년엔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2015년 이후부턴 7년째 매년 메르스, 일자리, 코로나19까지 갖가지 이유로 추경을 편성하기 시작했다. 국가재정법 제89조에 따르면 추경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등으로 극히 제한적일 때 추경을 편성하도록 돼 있으나 사실상 남발해왔다. 돈으로 메워오던 세월이 10년 안팎이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줄지, 88%만 줄지를 골몰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론 26번의 부동산 대책이 경제 정책의 중심축이 됐다.

그런 후 우리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 없이 노동, 자본 등을 투입해 최선을 다해 성장할 수 있는 성장률의 수치가 올해와 내년 고작해야 평균 2.0%라고 분석했다. 더구나 금융연구원이 장기 추정한 결과로는 2030년엔 0.97%로 1%도 채 안 되고 2045년엔 0.60%까지 낮아진다.

생산가능인구(만15~64세)가 2017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고 2062년부턴 2000만명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는 등 잠재성장률을 갉아먹고 있다. 인공지능(AI), 온라인 플랫폼, 원격의료, 기후변화 대응 등 미래 산업 발전에 맞춘 기술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할 때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돈으로 떼우는 데 익숙해 툭하면 추경을 외치고, 그 돈을 어디에 쓸까 골몰하다가 또 다시 시간만 흘려 보내는 일이다. 예고된 결말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 추경 불꽃놀이는 끝내고 구조개혁으로 군불을 지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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