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째 무역적자 늪에 빠진 한국…대중 수출마저 '흔들'(종합)

수출 607억달러, 7월 역대 최대지만
원유·가스·석탄 수입 88억달러 급증
7월 무역수지 46억7000만달러 적자
재정+경상 쌍둥이 적자 먹구름 엄습
  • 등록 2022-08-01 오후 3:50:50

    수정 2022-08-01 오후 9:24:56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넉달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지난 달에도 수출은 호조를 보였지만,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으로 수입이 더 크게 늘어나면서 무역 적자가 이어졌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무역수지도 30년 만에 3개월 연속 적자를 보여 정부가 긴급 종합 수출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7월 역대급 수출…자동차·반도체 등 견인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수출은 607억 달러, 수입은 653억7000만 달러로 각각 전월대비 9.4%, 2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46억7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별 무역수지는 4월 24억8000만 달러 적자로 전환한 뒤 △5월 -16억1000만 달러 △6월 -25억7000만 달러 △7월 -46억7000만 달러 등 4개월 내리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7월 누적 무역수지 적자액은 150억2500만달러에 달하면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무역수지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6~9월 이후 약 14년 만에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쌍둥이(재정+경상) 적자’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쌍둥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가 마지막이었다.

수출은 7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해 7월(555억 달러)보다 50억 달러 이상 늘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주요국 긴축 정책과 전년동월 높은 기저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9.4% 증가하며 21개월 연속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석유제품, 자동차, 이차전지가 역대 월 기준 1위 기록을 경신했고 반도체도 역대 7월 기준 1위를 달성하면서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지역별로는 9개 주요 지역 중 5개 지역이 늘었다. 미국에 대한 수출은 100억달러에 이르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은 9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상회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미국·인도는 역대 월 기준 1위이고 아세안·EU는 역대 7월 중 1위다.

다만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대(對) 중국 무역수지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132억4000만 달러에 그쳐, 전월대비 2.5% 줄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은 증가했지만, 2분기 본격화한 중국경제 둔화세 등의 영향으로 다른 품목의 수출이 큰폭 감소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와 경기침체 등이 대중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중국은 2분기 0.4% 성장에 그쳤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시 봉쇄를 하면서 경기침체가 가속화했고 부동산 경기도 급속하게 둔화하면서 철강 등 원자재 수요량이 크게 줄었다”며 “단기간에 중국 경기가 호전할 것으로 기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높은 에너지값에…수입 늘어 수지적자

역대급 수출액을 기록하고도 무역수지 적자를 보인 것은 ‘고유가 쇼크’ 악영향이 컸다. 7월 기준 역대 최고실적의 수출액을 기록하고도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에너지 수입은 6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97억1000만 달러) 대비 87억9000만 달러 증가한 185억 달러로 수입 증가세를 주도하며 적자 발생에 영향을 미쳤다. 산업부 관계자는 “에너지원 중심의 수입 증가가 수출증가율을 웃돌면서 무역적자가 발생했고 일본과 독일 등 주요국들도 에너지 수입급증으로 무역수지가 악화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독일은 지난 5월 1991년 이후 31년 만에 적자가 발생했고 일본도 상반기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올 하반기에도 수입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2022 하반기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주요국의 대러시아 제재가 글로벌 리스크 확대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더욱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의 봉쇄조치 강화, 해상운임 급등 등의 거래비용 상승은 증가세를 추가로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수출은 견고하게 잘 버티고 있다”면서도 “에너지값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현재보다 무역수지 개선이 어려울 수도 있다”며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한편 정부는 현장애로 해소, 규제개선과 주력업종 경쟁력 강화 등 종합적인 수출지원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달 중으로 그동안 우리 수출기업들의 활동을 제약해 온 규제 개선과 현장의 애로해소 방안, 주요 업종별 특화지원 등을 망라한 종합수출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에서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에 이르는 총체적 지원을 통해 우리 산업·무역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혁신적 산업 생태계 구축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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