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회에서의 감사 중단은 예사였다. 국감 첫날인 4일부터 외교통일위원회에선 국회 본회의에서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 박진 외교부 장관의 국감 출석 여부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며 세 차례 파행을 거듭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감사 대상이 대법원이었음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 조사 통보를 두고 여야가 서로 피켓을 내걸며 50분가량 후에서야 감사를 시작했다.
지난 6일 국방위원회에선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합동참모본부가 한미일 합동 훈련을 뒤늦게 알린 데 대해 “허수아비도 아니고 깡통 안보 상황에서 국감이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가 우리 군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한 국민의힘에 사과하고 중단 4시간여 만에 감사를 재개할 수 있었다.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에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두고 김한정 민주당 의원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 사람’이라고 했다가 이 의원이 반발하자 민주당 측에서 ‘이 XX라곤 안했잖아’라고 맞받아치며 잠시 국감 의사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정치·경제 상황은 점차 악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내년에 많은 사람들이 경기침체 같은 상황을 느낄 것”이라며 세계 경제에 경고장을 날렸다. 북한의 잇단 도발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라도 국회가 정신 차리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