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쟁 속에 사라진 '민생 국감'

민생국감 다짐하며 시작했지만
감사 중단은 예사..문제 발언도 속출
신구권력 충돌 그만..국민 챙겨야
  • 등록 2022-10-13 오후 4:22:20

    수정 2022-10-13 오후 9:44:39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전날인 지난 3일까지만 해도 여야 모두 민생을 챙기는 국정감사를 이끌겠다는 의지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 다짐은 오래 가지 않았다.

상임위원회에서의 감사 중단은 예사였다. 국감 첫날인 4일부터 외교통일위원회에선 국회 본회의에서 해임 건의안이 통과된 박진 외교부 장관의 국감 출석 여부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며 세 차례 파행을 거듭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감사 대상이 대법원이었음에도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 조사 통보를 두고 여야가 서로 피켓을 내걸며 50분가량 후에서야 감사를 시작했다.

지난 6일 국방위원회에선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합동참모본부가 한미일 합동 훈련을 뒤늦게 알린 데 대해 “허수아비도 아니고 깡통 안보 상황에서 국감이 무슨 소용이냐”고 지적했다가 우리 군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발한 국민의힘에 사과하고 중단 4시간여 만에 감사를 재개할 수 있었다.

문제의 발언도 나왔다.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탈핵 운동했던 김제남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 하느냐”고 질타하면서다. 민주당은 13일 국회 윤리위원회에 권 의원을 제소했다.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에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두고 김한정 민주당 의원이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 사람’이라고 했다가 이 의원이 반발하자 민주당 측에서 ‘이 XX라곤 안했잖아’라고 맞받아치며 잠시 국감 의사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번 국감은 국민의힘엔 문재인 정부의 지난 5년을 비판할 마지막 기회였고, 민주당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윤석열 정부를 평가할 첫 기회였다. 신구 권력 충돌 속에 정쟁만 남으며 결국 민생도, 정책도 사라졌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정치·경제 상황은 점차 악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 내년에 많은 사람들이 경기침체 같은 상황을 느낄 것”이라며 세계 경제에 경고장을 날렸다. 북한의 잇단 도발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제라도 국회가 정신 차리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왼쪽)이 ‘정치탄압 중단하라’고 적힌 피켓을 붙이자 국민의힘(오른쪽)에서 ‘정쟁국감NO 민생국감 YES’라고 적힌 피켓을 붙여놓고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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