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카카오 나온다‥오픈뱅킹 파괴력 커"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인터뷰>
"뭔가 꿈틀거리는 느낌‥은행 입장에서도 기회"
"보안관리가 가장 중요…퇴출장치도 마련할 것"
  • 등록 2019-10-29 오후 3:21:01

    수정 2019-10-29 오후 4:59:04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금융결제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가진 자리에서 “오픈뱅킹을 통해 은행 결제망이 개방되면 분명히 카카오톡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통신사 망 개방이 카카오톡 탄생의 기반이 됐습니다. 카카오는 소셜미디어(SNS)를 넘어 거대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우리도 혜택을 입고 있습니다. 오픈뱅킹(개방형 금융결제)을 통해 은행 결제망이 개방되면 분명히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것입니다.”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금융결제원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은행 조회나 이체서비스에서부터 출발해 생각하지 못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서비스 프로바이더(공급자)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오픈뱅킹은 은행 결제망을 핀테크 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제도다. 금융결제원은 국내 금융결제 인프라를 관리하는 곳으로 오픈뱅킹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김 원장은 “기존 은행 결제망이 2차선 도로였다면 오픈뱅킹은 이 도로의 폭을 대폭 넓히고 통행료도 낮춰 핀테크 기업을 포함해 많은 사용자들이 오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고속도로 이용자가 늘어나면 물동량도 늘어나고 사회적 편익도 덩달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이 공개한 자체 지도 API(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우버가 탄생했듯 비슷한 서비스가 생길 것”이라면서 “핀테크 기업들과 만나보면 뭔가 꿈틀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신용정보법을 포함한 데이터3법이 통과되고 오픈뱅킹과 어우러지면 파괴력 큰 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과 핀테크(금융+IT)기업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령 카카오페이나 토스처럼 플랫폼을 선점한 핀테크 기업과 금융고객을 보유한 금융사 간 진검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금융회사 간에도 지급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경쟁이 가속화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상호 경쟁은 금융결제산업의 혁신을 이끌어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가 종합 금융서비스 출시 등을 촉진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수 금융결제원장은 29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오픈뱅킹 시대 개막에 따른 금융결제원의 금융결제 시스템 구축과 운영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핀테크 기업의 해외진출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사진=이영훈 기자)


은행도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픈뱅킹이 시작되면 은행권은 펌뱅킹 수수료 수입이 10분의 1로 줄어드는데다 치열한 경쟁에 직접 노출돼 부담이 큰 편이다. 수수료 등 측면에서 자신들의 손해를 무릅쓰고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결단을 한 셈이기도 하다.

그는 “은행이 변화를 거부하고 2차선 도로를 고수한다면 (고객들이) 아예 다른 도로(금융혁신 서비스)로 갈아탈 것”이라며 “기존 금융 질서에 도전하는 블록체인이 나온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이 새 플랫폼에서 경쟁하면서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기회가 올 것”이라며 “성장 가능성을 보고 기민하게 움직이는 은행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똘똘한 앱을 만들어 놓으면 경쟁회사 고객과 돈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금융당국은 연말 18개 은행권과 다수의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뒤 농협중앙회, 우정사업본부, 신협, 상호저축은행 같은 제2금융권은 물론 P2P 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참여하는 곳이 늘어나면 과거 개별 은행으로 분산됐던 트래픽이 오픈뱅킹 플랫폼으로 집중될 수 있다. 좁은 차선으로 갑자기 차들이 몰리면 도로가 마비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나오는 이유다.

김 원장은 “간편결제를 포함해 지금도 얼마나 많은 결제가 일어나고 있는데 아무런 문제없이 운용 중”이라며 “모든 준비가 다 됐다”고 자신했다.

반면 보안은 걱정거리다. 규모가 작은 핀테크에 은행 결제망을 열어줬다가 고객 데이터에 대한 관리 소홀, 시스템에 대한 보안위협, 금융범죄 등의 부작용이 증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결제원은 오픈뱅킹 신청을 한 개별 업체에 대해 깐깐한 보안 심사를 통과해야 문을 열 방침이다.

김 원장은 “결제시스템은 안정성 기반하에 움직여야 한다”며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작되면 끊임없는 해킹시도가 있을 것이다. 핀테크 업체에서 문제가 생기면 도와주되 잘 따라오지 못한다면 (오픈뱅킹 시스템에서) 퇴출할 장치도 마련해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결제원은 오픈뱅킹을 포함한 금융결제 시스템 구축과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동남아나 남아메리카 국가들과 협력을 타진 중이며 이 과정에서 핀테크가 동반진출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이다.

김 원장은 “오픈뱅킹은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금융결제 인프라”라며 “정부의 혁신정책 추진방향에 부응하면서도 다양한 업권의 의견을 수렴하여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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