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기업이익 줄고 차입금 늘고…신용도 하락압박 높아져"

S&P 세미나 개최…"한국기업 신용도 하락사이클 진입"
일본 수출규제로 반도체 타격…"장기화시 감산 불가피"
공격적 재무정책 신용도에 부담…규제 리스크에도 노출
  • 등록 2019-07-11 오후 3:22:00

    수정 2019-07-11 오후 3:22:00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는 11일 국제금융센터와 함께 ‘글로벌 경제의 대립구도 속 신용위험:겨울이 오고 있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숀 로치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권재민 한국 대표, 킴엥 탄 아태지역 국가신용평가팀 담당 상무, 정홍택 상무, 박준홍 이사가 사전간담회에서 질의응답에 응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에 대한 하락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무역분쟁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하는 있는 가운데 공격적인 재무정책으로 신용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의 경우 사태가 장기화되면 생산량 감소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높다.

“국내 기업 이익 줄고 차입금 늘고…日 수출규제 반도체 타격”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 신용평가는 11일 국제금융센터와 함께 ‘글로벌 경제의 대립구도 속 신용위험: 겨울이 오고 있는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진단했다.

박준홍 S&P 글로벌 신용평가 아태지역 한국기업신용평가팀 이사는 “한국 기업들의 신용도는 하락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한국 200대 기업의 수익성 지표는 하락하는 가운데 차입금은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들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영업이익 감소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60%, 69% 감소했다.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자본투자와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는 공격적인 재무정책을 도입하고 있어 차입금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기차 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향후 2~3년에 걸쳐 차입을 통한 생산설비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박 이사는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주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약해지는 등 영업환경은 악화되고 있다”며 “무역분쟁 심화는 추가적인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장기화되면 반도체 업종의 감산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일본과의 무역 마찰에 단기적으로는 어느정도 대응할 수 있겠지만 정치적인 이슈라 얼마나 지속될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의 생산량 감소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한편으로는 전반적인 공급 자체가 줄면서 반도체 가격 반등의 완충 작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 이사는 “반도체 생산량이 줄게 되면 기업마다 전략적인 의사결정에 나설 것”이라며 “최근 메모리 반도체에서 낸드플래시의 수익성이 별로 안 좋은데, 낸드플래시의 생산량을 조정해 최적의 생산량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전력(015760) 등은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전은 지난 2017년 이후 급격히 실적이 악화됐으며 지난해 20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박 이사는 “발전원가는 오르고 있는데 전력요금은 변동이 없어 원가상승 부담을 한전이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인해 부진한 실적에도 투자를 지속하면서 차입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재무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재생에너지 정책은 한전의 수익성에도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은행산업 전망 `안정적`…“가계부채 등 우려는 여전”

S&P는 국내 은행산업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중 은행들은 최근 몇년간 우수한 자산관리 능력을 보여줬고, 자본적정성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해외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체 자산성장 추세를 보면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의 자본적성성 훼손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 불균형 심화 등의 우려가 남아 있다. 정홍택 S&P 글로벌 신용평가 아태지역 금융기관신용평가팀 상무는 “소득대비 가계부채 수준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면서 부채상환능력이 약화되고 있어 스트레스 상황이 오면 신용위험이 급격히 오를 수 있어 잠재적인 위험요인”이라며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이 눈에 띄게 상승한 반면 지방 일부 도시의 가격은 하락하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경제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글로벌 평균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는 진단이다. 정 상무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 다음으로 두번째로 수익성이 낮아 위기시 손실 흡수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아직 도입 여부를 정하지 않았지만 선순위 채권에 대한 손실 부담 제도가 도입되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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