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자가격리자, '구호물품 박스'엔 뭐가 들었나 보니

성동구청에서 자가격리 대상자에게 제공하는 생활필수품.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4000명을 넘어서면서 곳곳에서 자가격리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자가격리자로 지정되면 당국으로부터 자가격리 관리를 받게 되고, 비상식품 등 격리에 따른 생활지원도 받게 된다. 자가격리자로 지정된 서울 거주 시민 사례로 어떤 생활을 하게 되는지 알아봤다.

자가격리 감시…하루 두 번 전화, 현장확인도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직장인 A씨는 같은 지역에 있는 직장 내 동료가 코로나19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자가격리 대상자로 지정됐다. 현재 보건당국은 ‘확진자가 코로나19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시점부터 2m 이내로 접촉한 자, 이 확진자가 폐쇄 공간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기침을 한 경우 그와 같은 공간에 있던 자’를 자가격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감염병 예방법 규정에 따라 성동구보건소는 보건소장 명의의 자가격리 통지서를 A씨에게 보내 자가격리를 알렸다. 지난달 28일부터 10일까지 자가격리 기간이 지정된 A씨는 이 기간 당국의 철저한 격리 관리를 받게 된다.

보건소는 하루 두 번 전화로 A씨가 격리를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있고 중간에 현장 확인도 실시했다. 현장 확인은 접촉을 피하기 위해 격리자가 창문 밖에서 손을 흔들면 직원이 이를 확인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자가격리를 어길 경우 3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당국 전화에 응답하지 않을 경우 경찰이 출동하게 된다.

보건소에서 지급한 격리 통지서와 위생키트.

격리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위생키트, 생활필수품

자가격리 대상자들은 외부 활동을 할 수 없으므로 당국은 위생키트와 생활필수품을 지원한다. A씨는 마스크, 소독제, 체온측정기 등이 포함된 위생키트를 받았다. 키트에는 쓰레기를 별도 처리할 수 있도록 쓰레기봉투도 포함됐다. 구청이 준 생활필수품에는 생수, 휴지, 라면, 쌀, 레토르트 식품 등이 들어있었다.

자가격리자를 위한 생활 지침 안내서도 당연히 제공된다. 성동구보건소는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제작한 ‘감염병 스트레스 마음돌봄 안내서’를 함께 제공했다. 격리에 따른 압박감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생업 중단에 따른 손실 보상도

자가격리로 생업을 중단하는 데 따른 손실도 일정 부분 지원한다. 사업주의 경우 유급휴가 직원에 대한 비용을 신청하면 1일 최대 13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근로자의 경우 가구원수를 기준으로 생활비 신청이 가능하다. 1인 가구는 45만원, 5인 이상은 145만원이 지원된다.

지자체마다 일부 사정이 다르지만 이처럼 철저한 자가격리 지원이 실시되고 있음에도 이탈자가 속속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돼 당국이 대응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격리자들 역시 이웃을 위해서 자가격리 대상 지정 시 규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