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 2명 중 1명 "말도 못하고 속앓이"

여가부 2016년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10명 중 1명은 평생 한차례 이상 신체적 성폭력 피해
첫 피해 19~35세…10명 중 8명 “대중교통서 성추행 경험”
  • 등록 2017-02-27 오후 12:00:00

    수정 2017-02-27 오후 12:14:01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여성 성폭력 피해자 2명 중 1명은 피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기를 내 성폭력 사건을 신고하거나 주변에 알리면 자신도 사회적인 따가운 시선을 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사실을 숨기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성가족부가 27일 공개한 ‘2016년도 전국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경험이 있는 여성 51.9%가 ‘누군가에게 피해 사실을 말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남성 성폭력 피해자 86%도 누군가에게 피해 사실을 말한 적이 없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여성 미신고율(64.7%)은 12.8%포인트 줄었고 남성 미신고율(84.4%)은 1.6%포인트 늘었다.

표=여성가족부 제공
경찰 신고율 1.9%…5명 중 1명 “신고해도 소용없을 거 같아서”

주위 도움 요청 대상으로는 이웃이나 친구가 82.6%로 가장 많았고, 가족·친척(49.5%), 선후배(18.8%) 등이 있었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1.9% 중 모두 여성이었다. 남성은 경찰에 아예 피해를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피해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피해가 심각하지 않아서’(50.1%)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신고해도 소용없을 거 같아서(20.9%) △증거가 없어서(10.5%) △남에게 알려지는 것이 두렵고 부끄러워서(5.6%) △범인이 아는 사람이어서(4.1%) △보복이나 협박이 두려워서(3.9%) △법적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걸 몰라서(3.6%) △과거에 문의·신고했을 때 소용이 없었으므로(0.5%) △가족(부모)들에게 비난당할까 봐 두려워서(0.2%) △사랑하는 사이라서(0.1%) 등이 이었다.

지난 1년 간 신체적 성폭력(성추행·강간미수 포함) 피해를 당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 0.8%로, 3년 전(1.5%)과 비교해 0.7%포인트 줄었다.

평생동안 한 번이라도 신체적 성폭력 피해율은 11.0%로 나타났다. 폭행 협박이 없는 단순 성추행이 10.7% 로 가장 많았고 △강간미수(0.5%) △폭행 협박을 포함한 성추행(0.4%) △강간(0.1%) 등도 있었다. 신체접촉이 없는 성폭력으로는 △성희롱 3.9% △성기노출 16.9% △PC·핸드폰 등을 이용한 음란메시지 13.6% △스토킹 0.9% △몰래카메라 0.1% 등이 꼽혔다.

이런 피해 유형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여성은 모든 유형의 폭력피해를 경험하는 반면 남성은 강간미수, 강간, 몰래카메라, 스토킹의 경우 피해 응답자가 전혀 없거나 미미했다.

표=여성가족부 제공
첫 피해 19~35세…10명 중 8명 “버스 지하철서 성추행 경험”

첫 피해를 입은 시기는 19세 이상 35세 미만이 58.5%로 가장 많았다. 또 △19세 미만 35.7% △35~50 미만 5.1% △50세 이상 0.7% 등으로 집계됐다.

단순 성추행 피해 경험은 △2회 36.1% △1회 31.4% △3~5회 28.6% △6회 이상 3.9% 등으로 나타났다. 발생 장소로는 지하철·버스가 76.4%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상업지역 15% △주택가 이면도로·야외·거리·산야 5.5% △직장 4.6% △집 3.4% △학교 3.1% △병원 0.4% △주차장 0.2% 등이 이었다.

응답자들은 성폭력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뛰어서 도망침(39%) △(온라인상에서) 무시·차단했음(25%) △피해다녔음(16.7%) △저항하지 못했음·그냥 당했음(15.3%) △소리를 지름(12.1%) △화를 냈음(11.9%) 등을 복수로 꼽았다.

성폭력에 저항하지 못한 이유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지 못해서(44.3%)가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당시에는 성폭력인지 몰라서(15.9%) △어떤 행동을 해도 소용이 없을 거 같아서(14.8%) △공포심에 몸이 굳어서(9.6%) △소리내면 남이 알까봐(6.2%) 등이 있었다.

강은희 장관은 “성폭력 추방주간에 여성과 남성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도 실시하는 등 성폭력방지 캠페인 및 홍보 강화에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07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국가통계로 2016년 전국 만 19세 이상 64세 이하 남녀 72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