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세계 배터리 시장 1위인 중국 CATL 역시 인도네시아에서 마찬가지로 니켈 채굴부터 제련, 배터리 제조와 회수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을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인도네시아가 세계 배터리사들의 주요 원자재 확보·소재 생산 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 화유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회사 ‘안탐’(Antam),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Indonesia Battery Corporation)와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투자 관련 ‘논바인딩 투자협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핵심 소재로 손꼽히는 니켈의 세계 최대 매장국이며 니켈 외에도 코발트와 보크사이트 등 전기차와 관련한 다양한 핵심 원자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하고 러시아산 니켈 수급이 불안정해지며 니켈 가격이 급등하자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니켈 확보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단순히 원자재 수출에서 벗어나 광물을 가공하고 산업화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테면 니켈을 전기차용 배터리와 같은 고급 제품으로 전환해 경제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는 지난 2020년 1월 니켈 광석 수출을 금지했고 앞으로 보크사이트, 금, 주석 등의 수출 역시 중단할 계획이다.
LG컨소시엄은 광물, 제정련, 전구체, 양극재, 셀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번 프로젝트로 경쟁력 있는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배터리 사업 역량과 수익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수억 톤(t) 규모의 광물을 조달할 수 있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CATL 역시 14일 인도네시아 안탐, IBC와 니켈 채굴부터 배터리 소재 등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CATL이 맺은 프로젝트 규모는 59억6800만달러(약 7조3600억원)다. CATL도 니켈 등 핵심 자원과 소재를 확보하는 한편 배터리 회수와 재활용 사업까지 펼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이번 배터리사들의 협약은 기본 협약 개념으로 구체적인 확정 계약이 성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오익환 SNE리서치 부사장은 최근 진행한 세미나에서 “배터리 원자재 가격 오름 추세가 2026년까지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