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원 찾은 임원, 리셀로 용돈번 MZ…행내서부터 반응 와요”

[인터뷰] 김혜주 신한은행 마이데이터 유닛장
“측정하지 않으면 개선도 없다” 캘린더에 주력
“잊었던 돈 찾았다 빚 발견했다 소식 들려와”
“쏟아지는 마이데이터, 비금융 제휴가 성패 가른다”
  • 등록 2022-01-25 오후 5:02:22

    수정 2022-01-25 오후 9:05:38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데이터와 관련한 격언 중 이런 게 있습니다. ‘측정하지 않으면 개선도 없다(If you can’t measure it, you can’t improve it)’. 신한은행 마이데이터 사업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벌써 고위 임원부터 20년 전 증권계좌에서 60만원을 찾았고, 직원 중 한 명은 몰랐던 빚을 발견했다고 하더라고요.”

신한은행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총괄하는 김혜주 디지털전략그룹 유닛장(상무)이 밝힌 신한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기본 정신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API(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전면 시행된 지 3주, 김 상무는 2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혜주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 마이데이터 유닛장(상무). (사진=신한은행 제공)
마이데이터 사업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금융정보를 모아 간편하게 조회하고 금융컨설팅 및 생활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 5일 은행과 빅테크, 카드사, 증권사, 저축은행 등 33개 사업자가 뛰어들었다.

수십개 사업자들의 온갖 서비스가 출시되고, 고객들은 마이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 상무는 ‘기본’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상무는 “ 우리는 ‘돈 없는 사람도 자산관리를 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본으로 뒀기 때문에 일단 금융 일정 관리부터 제대로 하자고 생각해 캘린더 관리에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실제 신한은행 마이데이터 ‘머니버스’에 접속하면 ‘곧 다가올 금융일정’이 전면에 뜬다. 이를 클릭하면 이달의 캘린더가 뜨는데, IPO(기업공개)와 주택청약 일정부터 MZ(밀레니얼·제트) 세대를 위한 나이키 드로우 일정, 카드대금 납입 일정 등이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돼 있다. 나이키 드로우란 나이키 출시제품을 먼저 낙찰받는 이벤트로, 되팔면 수십만원 차익을 낼 수 있어 금융일정으로도 인식된다.

은행 내부에서부터 반응이 오고 있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한 최고위 임원은 20년 전에 만들어 비활성화됐던 증권계좌에서 수십만원을 찾았다고 한다. 마이데이터 이전에도 금융결제원의 ‘어카운트인포’ 서비스 등에서 확인할 수 있었지만 번거로워서 하지 않았다가 마이데이트 출시를 계기로 발견했다는 것이다. 재개발 중인 아파트를 보유한 한 행원은 이주지원금을 잊고 있었다가 마이데이터를 통해 기억해냈고, 또 다른 20대 행원은 나이키 드로우 낙찰에 성공해 차액 20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향후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애매한 조항이 명확해지면 좀 더 고객들이 편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김 상무는 봤다. 김 상무는 “청약일정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나중에는 살고 있는 동네, 살고 싶은 동네에 대한 청약을 추천하는 식으로 가려고 한다”면서 “지금은 특정한 추천을 하는 경우 광고로 인식되는지, 투자성향 분석을 추가로 해야 하는지 등의 해석이 명확하지 않아 조심스러운 단계”라고 말했다. 강화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 대한 해석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하고 싶어도 못하는 서비스가 많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다만 앞으로 마이데이터의 성패는 비금융서비스와의 제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 상무는 “비금융 데이터의 경우 스크래핑 방식이어서 동의 절차가 추가로 필요한 만큼 고객들에 확실히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면서 “가령 고객이 본인의 자동차를 등록하게 된다면, 운행기록을 관리하면서 기름값 절약 플랜을 짜거나 그에 맞는 주유카드를 추천하는 식의 서비스를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신한은행의 배달서비스 ‘땡겨요’와 헬스케어 마이데이터를 연결시켜 고객에 어떤 효용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데서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 상무는 끝으로 마이데이터를 막연히 불안해하는 고객에게 “본인의 데이터를 오픈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나 자신이 통합해서 보기 위한 것으로 접근해달라”면서 “은행 특성상 서비스를 오픈하기 전에 ICT(정보통신기술) 부분, 법률검토 부분 등에서 이중삼중으로 보안을 신경쓰고 있기 때문에 (마이데이터 사용이) 그렇게 위험한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국내 1세대 데이터사이언스 전문가로 제조업, 통신업 등에서 풍부한 데이터 분석 관련 실무경험을 가졌다.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사업화로 성과를 창출했고, 정부기관 자문위원 활동을 거쳐 신한은행에서 마이데이터를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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