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현의 '삐딱 부동산'] 재건축·재개발 묶어놓고 집값 잡겠다고?

  • 등록 2019-05-14 오후 5:20:00

    수정 2019-05-16 오후 2:53:14

[이데일리 조철현 부동산전문기자] 서울 도심에 신규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신규 택지 개발이고, 다른 하나는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활성화다.

그런데 서울에는 새로 집을 지을 땅(택지)이 많지 않다. 국공유지와 유휴 부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있다 해도 많은 주택을 한꺼번에 공급할 만한 땅이 없다. 기껏해야 소규모 전철역·공공청사·군 유휴부지 정도다. 국토부가 지난 7일 제3차 서울 주택 공급 확대 방안으로 사당역·창동역을 주거·상업시설로 복합개발하거나 공공부지인 마곡 R&D센터 도전숙 등을 주거타운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공급 규모도 고작 1만517채다. 1차(1만282채)와 2차(1만8720채)까지 합쳐도 4만채가 안된다. 그나마 공급 물량의 대부분이 임대주택으로 채워진다. 이런 공급 대책으론 서울 집값 안정을 꾀할 수 없다.

정비사업 통한 도심 주택 공급이 유일한 해법

결국 재건축·재개발이 유일한 해법이다. 집 지을 빈 땅이 워낙 없다 보니 헌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는 것 외에는 주택을 순차적으로 대량 공급할 방안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실제로 서울은 신규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재건축·재개발에 의존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 사실 정비사업 옭죄기가 최근 일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수차례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재건축·재개발 단지에 규제란 규제는 죄다 쏟아부었다.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안전진단 요건 강화,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을 통해 정비사업을 틀어막았다.

얼마 전에는 정부가 서울·수도권에서 재개발을 추진할 때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 비율을 현재 15%에서 최대 30%까지 높이기로 했다. 조합 입장에서 임대주택이 늘어나면 일반분양 물량이 그만큼 줄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업을 중단하거나 아예 접는 재개발 구역이 속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내년 3월부터는 정비사업 일몰제까지 시행된다. 일정기간 사업 진척이 없는 정비구역을 시·도지사가 직권으로 해제하는 제도다. 서울에서는 재건축·재개발 단지 38곳이 일몰제 대상이다. 일단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아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어렵다.

정부는 되레 재건축·재개발 규제 강화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면 집값이 다시 뛸 수 있다고 우려하는 눈치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가서야 되겠는가. 주택 공급의 핵심 축인 정비사업을 옥죄면 도심지역 주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게 뻔하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3000여가구로 정점을 찍고 2021년에는 1만여가구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올 들어 안정세를 찾고 있는 서울 집값이 머지않아 공급 부족으로 다시 들썩일 수 있는 것이다.

집값 불안의 진원지가 서울이라면 공급도 당연히 서울에서 늘리는 것이 맞다. 정부가 추진하려는 수도권 3기 신도시 조성보다 서울 도심 정비사업 활성화가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신도시를 개발하는 데는 토지 보상과 교통망 건설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또 입주 때까지 5년 넘게 걸린다. 교육·의료·쇼핑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대량으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으로 재개발·재건축만한 것도 찾기 힘들다. 정비사업을 통한 도심 속 주택 공급 확대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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