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추가 빅스텝 불가피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0.7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연 3.00∼3.25%로 올라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한은 기준금리가 2.5%라는 점을 고려하면 미 연준 금리 상단과 0.75%포인트 역전됐다.
연준의 0.75%포인트 인상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였다. 금융시장을 뒤흔든 것은 금리 점도표였다. 19명의 FOMC 위원 중 9명이 연말 금리를 4.25~4.5%, 8명이 4~4.25%로 예측했다. 11월 추가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내년 최종 금리의 중간값은 4.6%로 4.5~4.75% 전망이 중심선을 이뤘다. 다만 6명의 위원은 4.75~5%를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말 밝혔던 ‘당분간 0.25%포인트씩 금리 인상’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 변화를 예고했다. 이 총재는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수개월간 드렸던 포워드 가이던스는 조건부 전제였다”며 “연준의 최종 금리가 4%에서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한 달새 4% 이상으로 상당폭 높아져 이런 전제 조건의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외환시장에 주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 뒤 금리 인상폭, 시기 등을 결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역전폭 1.25%포인트은 감내할 만하다”
이제 관심은 최종 금리 수준으로 모아진다. 연준의 내년 최종 금리 중간값이 4.6%로, 4.5~4.75% 수준으로 높아진 데다, 4.75~5%로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한은의 최종 금리도 3.5~3.75%높아졌다. 내년 1월 또는 2월에도 금리가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최종 금리 수준을 3~3.25% 수준이 될 것으로 점쳐왔다. 안 연구원은 “한은의 최종금리를 3.5%로 보고 있지만 이보다 높은 3.75%도 시나리오에 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미 금리 역전폭은 과거 평균 역전폭보다 커진 1.25%포인트로 확대될 수 있어 보인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가장 컸던 때는 2000년 5월(-1.5%포인트ㅇ)이었고, 대체로 1%포인트 안팎이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상단이 4.5~4.75% 정도라고 본다면 한은과 금리 역전폭 1.25%포인트 격차는 감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은 최종금리를 3.5%로 봤다. 박석길 JP모건 금융시장운용부 본부장은 “10월 빅스텝을 한 후 11월, 내년 1월과 2월 계속해서 0.25%포인트씩 인상해 한은 최종 금리는 3.75%에 달할 것”이라며, 종전보다 금리 전망치를 0.5%포인트 상향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고통이 없는 길이 있기를 바라지만 그런 것은 없다”고 밝혀, 사실상 경기침체 가능성을 시인했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6%, 2.1%로 전망했으나 성장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 연구원은 “(경기보다) 물가를 못 잡을 때의 비용이 더 크다는 게 지금까지의 입장이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이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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