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 탄소, 배터리 소재부터 건축자재까지…본격 변신

탄소포집·활용(CCU) 기술 국내서도 '잰걸음'
석유화학, 철강 등 업계 CCU 실증·상용화 속도
롯데케미칼, CCU 실증 마치고 배터리소재 활용 계획
포스코, 탄소 연료로 재활용 실증 나서
  • 등록 2021-12-07 오후 4:14:04

    수정 2021-12-07 오후 9:01:4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국내에서도 탄소를 모아 다시 활용하는 CCU(탄소포집·활용)가 속도를 내고 있다. 탄소를 저감하는 핵심기술로 손꼽히지만 관련 기초기술이 미미하고 적지 않은 투자비용이 들어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탄소중립 가속화에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탄소 배출이 많은 석유화학, 철강 업계에서는 CCU를 미래사업 중 하나로 정하고 실증에 이어 탄소를 건축자재부터 배터리 소재, 연료 등으로 활용해 수익을 내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세에 따르기 위해서는 CCU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CCU는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이를 분리하고, 화학·생물·탄산화 등 전환기술을 적용해 연료와 바이오소재, 시멘트와 콘크리트 대체제 등으로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세계적으로 규모가 미미해 성장 가능성이 무한한 시장으로 손꼽힌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1공장에 CCU 파일럿 설비를 설치하고 9개월간 실증 운영을 진행, 상업화를 위한 설계 단계에 도달했다. 600억원을 투자해 이산화탄소 포집과 액화설비를 건설하고, 2023년부터 상업적 생산 설비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CCU 설비를 통해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전기차용 배터리의 전해액 유기용매 소재인 고순도 ‘에틸렌 카보네이트(EC)’와 ‘디메틸 카보네이트(DMC)’와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PC)’의 원료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와 함께 드라이아이스와 반도체 세정액 원료 등 외부로도 판매할 전략이다. 단순히 탄소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 공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포스코도 CCU 기술 실증 사업에 돌입했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다시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철강업계의 약점을 강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의 CCU 기술은 ‘고로, 전로, 파이넥스 용융로’ 공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가스에서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분리 포집한 후 코크스 오븐에 취입하고 부생가스발전의 열원으로 활용하는 COG(Cokes Oven Gas) 가스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실증은 2023년까지 진행되며 기술이 제대로 적용되면 포항과 광양 두 제철소에서 총 32만톤(t)의 이산화탄소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CCU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며 이를 사업화하는 데 돌입했다. 울산컴플렉스에서는 석유 1공장 중질유분해(HOU) 시설의 수소 제조 공정에서 부산물인 이산화탄소의 흡수·분리 과정을 거쳐 고순도 이산화탄소 가스로 회수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고순도 이산화탄소 가스를 반도체 에칭(Etching)용, 용접, 드라이아이스, 식물재배 등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판매처에 공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부터는 석유 2공장의 수소 제조 공정에서도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울산 인근 공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DL이앤씨와 함께 CCU를 통해 건축자재를 만드는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내년 연간 10만t의 탄산화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탄산화제품은 시멘트, 콘크리트, 경량 블록 등 건축 자재의 대체 원료로 공급한다. 석고·석회광산에서 석고, 탄산칼슘을 직접 채굴하는 것에 비해 자연 파괴가 적다.

정부도 CCU를 통해 상용화한 제품이 제대로 생산, 판매될 수 있도록 법·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생산한 탄산화물 등이 폐기물로 분류돼 재활용업자로 허가받지 않은 사업자는 취급할 수 없었으나 규제특구 실증 등을 통해 이를 허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CCU 실증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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