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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의 이게머니]경제·물가 다 올라오는데 美 국채금리 뚝..왜?

10년물 1.53% 마감..이달에만 약 0.2%p 떨어져
물가 9년만에 큰 폭 상승..고용·소비 모두 개선
연초만 해도 '인플레' 우려에 금리 급등하더니..
금리, 2023년에 올린다던 연준, 말 믿나
일본 등 해외 투자자의 국채 매수 영향도
  • 등록 2021-04-16 오후 10:00:00

    수정 2021-04-17 오전 7:20:37

(사진= 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국채 금리가 이상하다. 불과 지난 달까지만 해도 연초부터 몰아닥친 블루웨이브(Blue Wave·민주당이 대통령과 상·하원 모두 장악)와 1조9000억달러에 달하는 코로나19 부양책 등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것이라며 금리가 단기간에 폭등세를 보였다. 1월 6일(현지시간) 블루웨이브 확정 후 10년물 국채금리는 1%를 찍더니 3월말 1.7% 수준까지 빠르게 급등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선 1.5%로 하락했다. 연초 우려했던 물가상승률이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소비·고용 등 경제지표가 빠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말이다.

통상 경제·물가지표가 개선되면 국채에 대한 매력이 떨어져 ‘매도’세가 나오고 이에 따라 국채 금리는 오른다. 그런데 이달 들어선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왜 그럴까.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출처: CNBC)


◇ 지표 ‘서프라이즈’에도 국채 금리 하락..돌아온 日 때문?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10년물 국채 금리는 1.566%에 개장한 후 1.530%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1.637%)과 비교하면 0.1%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이다. 거의 한 달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들은 ‘서프라이즈’를 외칠 만큼 개선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57만6000건으로 전주(76만9000건) 대비 19만3000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 70만건을 크게 밑돈 것이다.

3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9.8% 급증했다. 작년 5월(18.3%)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13일 발표된 3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6% 상승, 9년만에 최대폭으로 올랐다. 전년동월로도 2.6% 올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치 2.0%를 상회했다.

연초 우려했던 것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음에도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소문에 팔고 뉴스에 산다’는 금융시장 격언을 들이댈 수도 있지만 최근 국채 금리하락이 단기에 그칠 만한 흐름인지도 아직은 불분명한 상황이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가격이 하락한 틈에 이자를 얻어보려는 투자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선 일본의 주요 은행, 보험사들이 4월부터 회계연도가 시작되자 국채 매수 포지션을 재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이 지난 주 156억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을 순매수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3월말엔 회계연도 마감을 위해 투자 수익 확정이 필요, 국채 매도에 나섰다면 4월부턴 매수로 포지션을 갈아탔다는 얘기다. 짐 보겔 FHN 파이낸셜 금리 전략가는 “4월은 항상 전환의 달이었다”고 말했다.

마사나리 타카다 노무라증권 매크로 및 퀀트 전략가는 “모델 추정 결과 펀더멘털 중심의 글로벌 매크로 헤지펀드들은 이미 미국 국채 순매도 포지션을 정리하고 순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어찌됐든 이는 수급에 의한 흐름이기 때문에 최근의 경제 지표 개선과는 무관하게 움직인 것이란 얘기다.

‘내년 테이퍼링·2023년 금리 인상’ 연준 스케줄 믿어볼까

그러나 또 다른 한편에선 연초 연준을 믿지 못했던 시장이 서서히 연준이 내세웠던 논리, 정책 결정 방향 등을 믿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투자회사 브라운어드바이저리 톰 그라프 채권 담당 총괄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연준을 너무 많이 앞세웠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과신하고 있었고 이에 언젠가 연준이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초부터 “인플레이션은 단기에 그칠 것이다. (선제적인 통화정책이 아니라) 경제지표를 확인한 후에야 테이퍼링을 실시할 것이고 사전에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는 발언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시장에선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감당하지 못해 조기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2.6%의 물가상승률에도 연준은 별로 게의치 않는 모습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4일 “경기회복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지표에 과잉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고 매파(경제성장보다 물가를 더 걱정하는 사람)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5일 “인플레이션이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상승한다는 것은 현 시점에서 그렇게 우려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이 2013~2014년을 참고로 테이퍼링을 금리 인상보다 앞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은 이를 긴축 신호로 해석하기보다 향후 금리 정상화 경로와 관련 의사소통을 강화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애메리베트 증권 그레고리 파라넬로 금리 책임자는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6월에 한다고 가정해도 이르면 올해말, 내년초에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이고 금리를 올리기 전까지 1년간, 2023년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시장이 연초에 우려했던 것처럼 연준이 자신들이 밝힌 금리 정상화 경로를 벗어나 조기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적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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