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터뷰]"청소년 아케이드 게임 규제…국제 기준 발맞춰야"

고병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달 말 장관회의서 아케이드 산업 현안 다뤄
장관 교체 때마다 무산 반복…이번엔 다를까
  • 등록 2019-11-11 오후 4:10:09

    수정 2019-11-11 오후 5:22:26

고병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나 정부에 청소년 아케이드 게임 산업의 규제 완화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노재웅 기자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국내 청소년 아케이드 게임(비디오 게임·뽑기 게임 등 오락실용 게임의 총칭)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10년째 되풀이하고 있는 규제 타파 외침을 이제는 정부가 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40년 가까이 국내 아케이드 게임 산업에 몸 담아 ‘아케이드 게임 1세대’로 불리는 고병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만나 간절한 목소리로 이같이 밝혔다. 고 이사장은 “2012년 최광식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처음으로 아케이드 산업 활성화를 위한 TF(테스크포스)팀을 신설하라고 지시한 이후로 5명의 장관이 교체될 때마다 규제 개선을 요구했지만 매번 묵살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박양우 장관도 게임 산업 지원에 의지가 있다고 표명한 바 있으니 이번엔 다르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박 장관 취임 이후 정부는 PC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폐지, 비영리게임 등급분류 면제, 동일 게임 플랫폼 중복 심의 폐지 등 다양한 게임 산업의 규제 개선을 추진했다. 이제는 과거 게임 산업의 중심이었던 아케이드 게임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업계에 귀를 기울일 차례라는 게 고 이사장의 주장이다.

고 이사장은 “최근에 박승범 문체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이 우리 업계와 첫 간담회를 열고 대화를 나눴다”며 “이달 말에는 문체부 장관과 중기부 장관 등이 모여 장관회의를 열고 간담회에서 나왔던 아케이드 산업 현안을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이후 조속한 시일 내에 직접 장관과의 미팅 자리도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2005년 국내 전체 게임시장에서 54.8%의 매출 비중(4조7621억원)을 차지하던 아케이드 게임(게임장 포함)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2.0%(3568억원)로 쪼그라들었다. 2006년 상품권 과다 발행으로 문제가 됐던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대폭 강화된 규제 속에서 청소년 아케이드 게임마저 사장되면서 산업은 붕괴 일보 직전이다. 세계 아케이드 시장에서 2005년 14.2%의 비중을 차지하던 한국 아케이드 게임은 2017년 0.7%까지 내려앉았다.

고 이사장을 비롯해 국내 아케이드 게임 업계가 주장하는 규제 개선의 핵심은 아케이드 게임의 경품 제공에 관한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다. 이들이 최근 간담회를 통해 제출한 시행령 개정안에는 현행법상 완구·문구류·문화상품·스포츠용품으로만 제한하고 있는 아케이드 게임의 경품에 생활필수품을 추가하고, 게임물에서 제공하는 메달이나 티켓을 경품으로 교환할 수 있게 해달라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고 이사장은 “재작년부터 인형뽑기방이 한창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다시 보기 힘들어졌다. 누가 반복해서 인형만 뽑기 위해 게임장을 찾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현실적으로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용품을 경품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은 격투기·슈팅·스포츠·낚시 등 장르를 불문하고 아케이드 게임 기기에서 메달과 티켓을 제공하고, 이를 경품으로 교환할 수 있게 해줘 남녀노소 아케이드 게임을 즐긴다”며 “성인용 게임의 불법 환전을 우려해 청소년 게임까지 규제하고 있는데, 국제 기준과 동떨어진 규제를 조속히 개선해 산업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규제 개선을 통해 내수 시장이 활성화 돼야지만 다시 한 번 아케이드 수출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고 이사장은 강조한다.

그는 “우리나라로 찾아와서 기술을 배워가던 중국이 이제는 세계 아케이드 게임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개발자들도 모두 중국으로 유출됐고, 신규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들도 이제는 없다. 이대로라면 세계적으로 수백조원에 달하는 아케이드 게임 시장을 통으로 날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끝으로 그는 융복합 제조업으로서 아케이드 게임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주목해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고 이사장은 “아케이드 게임은 온라인·모바일 게임과 달리 프로그래밍을 하는 개발자와 서비스 유통업자뿐 아니라 게임기 하나를 만들기 위해 목재와 케이스, 전선, LCD,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군이 모여야 하는 융복합 제조업”이라며 “문체부가 고부가 가치 창출 산업의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면 산업부나 중기부로 이관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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