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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6개 금융협회장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러한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앞서 고 위원장은 전날 당정협의에서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과 원금·이자 상환유예 조치의 6개월 추가연장을 발표했다.
이번 연장 조치는 3번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4월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를 시행한 뒤 지난해 9월과 올해 3월 등 2차례에 걸쳐 각각 6개월씩 연장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7월까지의 지원규모는 총 222조원이다. 구체적으로 △대출 만기연장 209조7000억원(81만6000건) △원금 상환유예 12조1000억원(7만8000건) △이자 상환유예 2097억원(1만5000건) 등이다.
차주는 금융사에 신청하면 최대 1년간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둘 수 있다. 또 차주 상황에 따라 3~5년간의 상환기간을 갖도록 했다. 원리금 상환에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또 차주가 은행권의 프리워크아웃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 제도는 은행과 차주가 자율적 계약을 맺어 이자감면이나 장기분할상환 등을 하는 것이다. 다만 원금 감면은 불가능하다. 상환이 어려운 차주에 대해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제도를 적극 적용키로 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중소법인의 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불이행에 따른 담보권 실행의 유예와 분할상환 및 채무감면 등을 지원키로 했다.
고승범 “3차 연장, 정치적 고려 없다”
당초 은행 등 금융권에선 한계차주 식별을 위해 이자 상환유예 연장은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국은 이자 상환유예 규모와 대출금액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기준 2097억원의 이자 상환유예를 대출 원금으로 환산하면 약 5조2000억원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만기가 한달 정도 남았을 때 이자상환 유무를 물어보는 등 이자부분을 확인해야 한다”며 “이대로 그냥 지나가면 다음 정부에 폭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자유예 기간에도 차주의 카드 사용액, 휴·폐업 여부 등을 모니터링하며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3차 연장이 종료되는 내년 3월에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후 취재진에게 “이번 연장조치에 정치적 고려는 없다. 모든 문제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조치가 다시 연장됨에 따라 유동성 규제 및 예대율 규제 완화 조치도 함께 연장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29일 정례회의에 구체적 안을 상정해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