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존슨, 브렉시트 정국 정면돌파…다시 꺼낸 조기총선 승부수

존슨, 트위터서 노동당 대표에게 보낸 서한 공개
존슨 “브렉시트 1월말로 연기되면 조기 총선 치러야" 촉구
“보수당 승리시 1월내 브렉시트…패배시엔 노동당 뜻대로"
EU 결정 전 승부수…여론조사·여왕연설 통과에 자신감 얻어
  • 등록 2019-10-25 오후 4:35:55

    수정 2019-10-25 오후 4:37:03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이 영국의 ‘브렉시트 3개월 연기 요청’을 받아들일 것인지 확정하기도 전에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졌다. 보수당에게 우호적인 여론조사 결과와 여왕 연설이 하원에서 통과되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기 총선안이 의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즉 제1야당인 노동당이 합의할 것인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히려 현 상황에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존슨 “브렉시트 1월말로 연기되면 조기 총선 치러야“

존슨 총리는 2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에게 보낸 서한을 공개하고 “브렉시트는 당장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한에서는 “EU가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연기하도록 허용한다면 반드시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 다음 주에 하원은 12월 12일 총선 실시 여부를 표결에 부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11월 6일 자정 직후 (의회를) 해체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선거일 25일 전에 의회를 해산해야 한다는 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보수당의 제이콥 리스 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정부는 오는 28일 조기총선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조기총선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2011년 제정된 고정임기 의회법에 따라 조기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영국 하원의원(전체 650명)의 3분의 2 이상, 즉 최소 434명이 넘게 찬성해야 한다.

현재 보수당 의석은 288석에 불과하다. 노동당(245석)의 지지가 절실하다는 얘기다. 존슨 총리가 코빈 대표에게 서한을 보낸 이유이기도 하다. 앞서 존슨 총리는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조기 총선 동의안을 상정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또 조기 총선을 치르더라도 보수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보수당 내부에서조차 조기 총선에 반대하거나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노동당은 조기 총선이 정권 교체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우선은 EU 결정을 기다리겠다. 노딜(합의 없는) 브렉시트가 더이상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보장이 있어야만 조기 총선을 지지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보수당 승리시 1월내 브렉시트…패배시엔 노동당 뜻대로“

존슨 총리는 서한에서 브렉시트가 1월 말로 연기되고 야당도 조기 총선에 동의한다면, 11월 6일 의회 해산 전 다시 한번 EU 탈퇴협정 법안(WAB·Withdrawal Agreement Bill)을 의회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부터 11월 6일 사이 가능한 모든 시간을 활용해 WAB를 토론하고 표결을 거치게 하겠다”며 “하원 의원들이 원하기만 하면 12월 12일 전이라도 브렉시트를 완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존슨 총리는 그의 계획이 실패할 경우 새 의회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보수당)가 선거에서 과반을 확보하게 되면 내가 협상한 훌륭한 새 합의안을 비준하고 1월 안에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 그래야 이 나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로 노동당이 승리한다면 집권당의 뜻에 따라 브렉시트를 추가 연기한 뒤, EU와의 재협상 및 제2국민투표를 추진하면 된다며 “이제 하원 의원들이 책임을 질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1월 31일이라는 다음 마감 시한이 도래하기 전에 가능한 합리적이고 신속하게 유권자들에게 이 사태를 해결할 기회를 줘야 한다. 또 다시 브렉시트를 연기하며 시간을 허비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이외에도 “EU가 11월 15일 또는 30일 등과 같이 기술적으로 단기간 연장만을 허용해줄 수도 있다”면서 “이 경우에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의회가 조속한 브렉시트 이행법 비준에 협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왼쪽) 대표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FP)


EU 결정 전에 승부수…여론조사·여왕연설 통과에 자신감 얻어

한편 이날 존슨 총리의 조기 총선 승부수는 EU가 브렉시트 연기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황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EU 소속 27개 회원국 대사들은 지난 23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브렉시트 연기를 받아들일 것인지 논의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해 25일 재차 논의키로 했다. 3개월 연기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프랑스가 2주 이내 단기 연장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존슨 총리가 조기 총선 카드를 내놓은 것에 대해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이 노동당을 크게 앞서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데다, 이날 여왕 연설이 하원에서 가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브렉시트 교착 상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날 하원에서 여왕 연설이 찬성 310표, 반대 294표로 통과된 것도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는 것이다. 영국 여왕은 새 회기가 시작될 때마다 의회에서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을 발표하고 의회 승인을 거친다.

집권 여당이 해당 내용을 작성하는 만큼, 연설이 통과됐다는 것은 보수당에게 정국을 주도할 여력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여왕 연설이 하원에서 통과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외신들은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존슨 총리는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총선에서 정부가 돌파구를 마련했음에도 야권이 브렉시트 이행을 거부해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보수당에게 과반 의석이 필요하다는 프레임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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