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일본 우정이 공기업적인 성격을 타파하고 성장성을 보일 수 있을 지 여부에 긍정과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조달액만 13조원대…올해 글로벌 IPO ‘최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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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사 조달액만 총 115억달러(약 13조원) 수준으로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큰 IPO로 꼽히던 중국 궈타이쥔안증권(49억달러)의 2.4배에 이른다.
대형 독립 운용사 스파크그룹의 아베 슈헤이(阿部修平) 사장은 “배당성향과 경영기반이 안정적이어서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최근 우정그룹 3개사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개설되는 증권계좌도 지난해 이맘때의 두 배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저축 등 안전자산에 집중하던 일본인들이 우정그룹을 통해 주식시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일본 사회 지키던 ‘사회안전망’ 훼손 우려도
그러나 상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먼저 쪼그라들고 있는 실적을 꼽을 수 있다.
지주회사인 일본우정의 2016회계연도(2015년 3월~2016년 2월) 연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3% 줄어든 3700억엔(약 3조473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유쵸은행 순이익도 같은 기간 13% 줄어든 3200억엔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인구 감소로 보험이나 우편 수익성 자체가 악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저금리가 이어져 국채 등에서 이자 수익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상장으로 우정그룹 고유의 성격이 사라지는 점 역시 우려할만한 대목이다.
일본 우정그룹은 144년의 역사 동안 일본 주민의 친구 역할을 자처해왔다. 근대화 시절 마을마다 세워진 우체국이 소식통이자 이장 노릇을 했고 이 전통은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노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우체국은 해당 지역을 관리하고 노인들의 건강 및 안부를 묻는 지키미 역할을 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우정의 이 같은 기능을 농촌 지역을 관장하는 ‘빅 브라더’라고 비유한다.
그러나 일본 우정이 민영화되면 이 같은 공적 기능을 기대하기 힘들다. 인구가 적고 우편물이 드문 시골 지역 우체국이 폐쇄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사회 안전망이 훼손될 것이라는 얘기다.
기대와 우려 속에 우정그룹 3개사는 증시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이번 상장은 1차 상장으로 전체 물량의 10%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 우정은 2018년 2조6000억엔 규모의 2차 상장을 완료한 후 2022년까지 3번으로 나눠 총 4조엔을 조달하는 민영화를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