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없어 보이는 일들이 결국 세상 바꿔"

'입법정보 플랫폼'으로 미래부 공모전 대상 수상 '포퐁'
"오픈 소스 지향..누군가 더 발전시켜 좋은 플랫폼으로 발전했으면"
  • 등록 2013-12-18 오후 8:00:00

    수정 2013-12-19 오전 9:19:23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투표를 하려면 후보자의 이력을 알아야 하는데 객관적인 정보를 볼 수 있는 곳이 없어 직접 만들어 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18일 삼성전자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한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 ‘투모로우 솔루션’에서 청년부 최고상인 미래부장관상에 정치 오픈정보 플랫폼 ‘포커(http://pokr.kr)’를 만든 ‘포퐁’팀이 선정됐다. 박은정(서울대 박사과정)·윤주희(이화여대 석사과정)·주은광(미국 UC버클리대 석사과정)·손윤규(카이스트 연구원)씨가 올해 선보인 포커는 어려운 국회 입법정보를 국민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사이트다.

이들은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누구에게 투표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과거에 후보자가 실제로 어떤 정치 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볼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기게 됐다. 국회의원 활동의 바로미터인 입법 관련 정보를 알기 쉽게 볼 수 있는 사이트를 직접 만들자고 의기투합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된 포커에는 의원별, 정당별, 시기별 모든 입법정보가 한 데 모여 있다. 각 법안이 상임위, 본회의 등 어느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는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현재 베타오픈 상태로 입소문을 타고 제법 많은 방문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주은광, 박은정, 윤주희씨가 1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투모로우 솔루션’ 시상식에서 청년부 최고상을 수상하고 있다. 앞줄은 학생부 최고상 수상 ‘문샷’팀. 삼성전자 제공.
박은정씨는 “멤버 중에는 원래 알던 친구도 있고 소개 받은 이도 있는데 모두 사회에 부채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특기와 전공을 활용해 세상에 가치를 환원하고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이트가 놀라운 것은 1대부터 19대까지 방대한 입법 데이터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한 것뿐만 아니라 ‘전자동’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포퐁은 웹사이트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프로그램인 웹 크롤러를 통해 국회 의안정보시스템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정부 공식사이트와 데이터 연동을 완전 자동화했다. 데이터는 매일매일 업데이트된다.

최근에는 의원의 관심사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최근 발의한 의안 본문을 PDF 파일에서 추출하고 자연어처리를 통해 키워드를 추출해 보기 좋게 워드 클라우드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포퐁의 작업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은 ‘완전 오픈’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 사이트 구현을 위해 각종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이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 사회에 공적인 가치를 주는 데 더 방점을 찍었다.

박씨는 “모두 학생이고 다른 본업이 생겨 사이트 운영을 그만 둘 수 있는데, 이 사이트가 지속되려면 누구나 포커의 코드와 데이터를 가져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도록 오픈 소스를 지향하고 있다”며 “상금으로 받은 5000만원도 전문가 용어풀이 사전 등 사이트 고도화를 위한 재투자에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스타트업의 창의적인 성과물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1만시간의 법칙’처럼 어떤 혁신이 힘을 발휘하려면 짧아도 3년, 길게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금 당장은 성과가 없거나 의미 없어 보이는 일들이 꾸준히 지속되면 힘을 받아 사회에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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