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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8일 오후 2시쯤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사무실에서 약 45분 간격으로 남녀 직원 2명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생수를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시중에 판매되는 플라스틱 병에 담긴 생수였다. 현재 여성 직원은 회복해 퇴원했지만 남성 직원은 아직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 사건 다음날 오후 6시 10분쯤 A씨가 서울 관악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이날 무단결근한 A씨의 집을 찾은 상황이었다. 경찰은 A씨가 사망하기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 2대 중 1대에서 독극물 관련 내용을 검색한 흔적을 발견했고, 집에서 독극물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양재동 사무실은 적막이 흘렀다. 오전 9시쯤 불이 꺼진 어두컴컴한 사무실에는 일부 직원만 출근해 근무 중이었다. 이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는데, 사무실 책상에 플라스틱 병이 아닌 개인 텀블러가 놓여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무실 주변 상인들은 사건에 대해 모르는 눈치였다. 이들은 모두 “손님들이 사건에 관해 말하는 것을 얼핏 들었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인근 주유소 관계자만 “임직원들과 친분이나 교류는 전혀 없다”면서도 “사건 이후 회사 임원들이 주유도 하러 오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A씨 자택 근처 상인들도 경찰과 소방차가 출동한 것을 목격했을 뿐 A씨를 모른다며 언급을 꺼려했다. 미용실 관계자는 “(지난 18일) 낮에 소방차가 오고 형사들이 많이 오기 시작한 건 오후 6시 반 이후”라며 “(A씨는) 누군지도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주변에서 20년째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사장도 “경찰들이 (A씨)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냐고 물어보던데 전혀 모르는 얼굴이었다”고 말했다.
쓰러진 직원들과 숨진 직원이 모두 같은 팀이라고 밝혀진 가운데, 경찰은 A씨의 컴퓨터 및 휴대폰 등을 면밀히 살펴 이들의 관계와 범행 동기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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